아랍에미리트에서 호주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이륙 45분만에 ‘중대 결함’이 발생했다. 기체 외부 패널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조종사들은 동체가 아닌 바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14시간의 비행을 강행했다. 문제의 여객기는 다행히 안전하게 착륙했다.
4일(현지 시각)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문제의 여객기는 지난 1일 아랍에미리트를 출발해 호주로 향하던 에미레이트항공의 에어버스 380-800 여객기다.
이륙 후 45분이 지났을 무렵, 당시 기내 승무원과 승객들은 무언가 터지는 굉음을 들었다고 한다. 한 승객은 “비행기 바닥에서 큰 소리가 났다”며 “승무원이 기내식 서비스를 중단하고 날개와 엔진을 확인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승무원의 보고를 들은 조종사들은 여객기가 이착륙할 때 사용하는 바퀴에 구멍이 난 것으로 판단하고, 회항이나 비상착륙이 아닌 정상 비행을 선택했다. 이들은 도착지인 호주 브리즈번공항에 ‘긴급 서비스’를 미리 요청했다.
조종사들의 오판은 14시간의 비행을 무사히 끝내고 착륙한 뒤 드러났다. 바퀴가 아닌 동체 패널 옆면에 구멍이 생긴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승무원과 승객들이 들은 소리도 이 구멍이 생기면서 발생한 굉음이었다. 정비사들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바퀴를 동체 내부로 집어넣는 기어를 고정한 볼트 가운데 일부가 풀린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일부 볼트가 풀린 것이 해당 구멍과 관련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에미레이트항공 대변인은 “여객기의 타이어 22개 중 하나가 비행 중 파열되면서 기술적 결함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항공기 외부 패널 및 일부 작은 부품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또 “여객기는 무사히 착륙했고 부상을 입거나 대피한 승객은 없었다”고 했다.
당시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비행 중 굉음과 진동이 느껴졌을 땐 정말 무서웠다. 하지만 곧 서비스가 재개됐고 승무원들의 침착한 태도에 안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기체는 이후 예정돼있던 비행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고 브리즈번공항에서 정비를 받았고, 3일 저녁에야 아랍에미리트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