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우크라이나 재건 컨퍼런스가 열릴 예정인 스위스 루가노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속가능한 재건을 촉구하며 풍력발전기 터빈을 들어올리는 퍼포먼스를 하고있다./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 침공으로 파괴된 3600여 개 도시와 마을을 재건하기 위한 국제 재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각) “러시아 침공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탈환한 곳이 1000여 개, 여전히 점령당한 곳이 2610여 개로 대부분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4일부터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를 통해 이들 도시와 마을에 대한 국제적 차원의 복구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는 본래 ‘우크라이나 개혁 회의’란 이름으로 2017년부터 매년 열렸던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본격적인 서방 세계 편입을 위해 유럽연합(EU)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주요 7국(G7) 등 회원국을 초청, 우크라이나의 정치·경제·사회 개혁 방안을 논의해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개혁(reform)’에서 ‘재건(recovery)’으로 행사 성격을 바꿨다. 기존 멤버 외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관심이 있는 한국 등 세계 40국 정부 관계자와 세계은행도 참여한다.

7월 1일 러시아의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오데사 근처 소도시의 한 호텔에서 구조작업이 펼쳐지고 있다./EPA 연합뉴스

4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화상으로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원을 촉구하고, 5일에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의 지원 방안이 발표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5월 러시아 침공 이후 입은 피해액을 5640억~6000억달러(약 732조~779조원) , 이 중 사회기반시설 피해 규모를 1040억달러(약 135조원)로 추정하고 있다. 파괴된 도로의 길이만 2만3800㎞에 이르고, 수백만 채의 주택과 산업 시설 등에 대한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마지막 우크라이나 측 지역인 리시찬스크를 점령, 루한스크주를 완전히 손에 넣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직접 푸틴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고, 우크라이나군도 “리시찬스크에서 퇴각했다”고 인정했다. AP통신은 “돈바스 전체 지역을 장악하려는 러시아군이 목표 달성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도 점령하기 위해 이 지역 요충지인 슬로뱐스크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군이 슬로뱐스크를 지키기 위한 새 방어선 준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