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고유가 문제를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베이조스는 지난 5월에도 인플레 원인과 해법을 두고 이견(異見)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각) 미 정유사를 겨냥한 트위터 글에서 “지금은 전쟁과 전 세계적 위험의 시기”라며 “생산에 드는 비용을 반영해 주유소에서 요금을 낮춰라. 당장 낮춰라”라고 했다. 지난달 10일 “(정유사) 엑손(모빌)은 지난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어들였다”고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엑손모빌이 유가 급등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도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는 뉴스가 보도된 직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엑손모빌의 2분기 잠정 이익이 180억달러(약 2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6월 17일 미국 로스엔젤러스의 한 주유소 가격표. 미국도 연일 휘발유값이 치솟고 있다./AP 연합뉴스

미 민주당은 석유 기업이 10% 이상 수익을 낼 경우 법인세를 2배로 올리는 징벌적 과세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기존 법인세 21%를 포함, 총 42%에 달하는 연방세를 내야 한다. 고유가 덕에 번 돈을 재투자해 더 많은 석유를 공급하라는 압력이지만, 법안 내용에 위헌적 요소가 많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바이든의 트위터 글에 대해 베이조스는 “(바이든 행정부 정책은) 방향이 잘못됐거나, 기본적인 시장 역학(basic market dynamics)에 대해 깊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내리라고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자유시장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한 달 새 유가가 15달러 떨어졌지만, 주유소 기름 값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며 “이것은 시장의 기본 논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베이조스는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해결을 위해 법인세 인상을 거론하자 ‘법인세 인상과 인플레이션은 큰 상관관계가 없는데, 인플레이션 원인을 대기업에 떠넘긴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러자 백악관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아마존의 ‘반(反)노조 경영’ 등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