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 돔. / 조선DB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이 가시화한 지난 2월 초 이스라엘에 ‘아이언 돔’ 구매 의향을 밝혔지만 거절당했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인 아이언 돔은 약 70㎞ 이내에서 로켓 포탄 등을 추적, 단거리 미사일로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우크라이나가 아이언 돔을 확보했다면 이번 러시아 공습에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은 휴대전화 해킹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를 사겠다는 우크라이나 요청도 거부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미국 맹방인 이스라엘이 왜 우크라이나 지원 요청을 거부하나.

시리아를 둘러싸고 이란과 러시아가 얽힌 복잡한 중동 정세와 관련이 있다. 이스라엘은 오랜 앙숙인 이란의 세력 확장을 극도로 경계한다. 시아파 종주국을 자처하며 중동 패권을 차지하려는 이란은 시리아에 군대를 파견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있는 이란 군사 시설이 자국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집중적으로 공습해 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2017년부터 공습 횟수가 약 400회에 이른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치 과정에서 러시아는 어떤 역할을 하나.

시리아 내 이란 무장 세력 주둔지와 관련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시리아 영공을 감시하는 러시아의 묵인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이스라엘이 최근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인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공습 전 직통 전화로 미리 러시아에 통지한다고 알려졌다. 러시아는 사회주의 정권이 장악한 시리아를 중동의 교두보로 삼고 병력 6만여 명을 배치하고 있다. 이란과는 시리아 정권 배후에 함께 있는 동맹 관계이지만, 이란의 지나친 세력 확대를 달가워하지는 않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에 침묵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국 자격 박탈에 찬성했는데.

이스라엘도 세계 여론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정지를 요구하는 결의안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부차 학살 사건에 대해 “분명한 전쟁 범죄”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서방 각국과 달리 무기 등 적극적인 군사 지원에는 아직도 나서지 않는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방탄 헬멧과 조끼 등 보호 장비를 주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난민 수용과 식량 원조와 같은 인도주의적 지원의 일부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