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상하이의 한 아파트 입구에 푸른색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트위터

중국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는 방역당국에서 나온 관계자가 일반 주민들이 거주하는 가정집 입구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는 사진과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영국 BBC 등 외신은 중국 방역당국이 최근 상하이에서 발생한 코로나 대규모 감염 사태에 대한 조치의 일환으로 인구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울타리까지 설치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의 한 가정집 대문 앞에 녹색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트위터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상하이에서는 집 밖 출입이 금지된 경우가 많아 주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주민들에게 사전 예고도 없이 아파트 입구에 녹색 철망 펜스를 두른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상하이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BBC와 인터뷰에서 “3일 전 어떤 설명도 없이 집 앞에 철제 펜스가 생겼다”고 밝혔다.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도 이 같은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여러 개 게시됐다.

네덜란드 매체 소속 중국 특파원인 에바 람멜루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 두 장을 올리고 “상하이는 이제 울타리로 가득하다. 그 누구도 집을 떠나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없다”고 썼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초록색 철제 펜스가 설치된 주택 입구와 푸른색 위생복을 입고 아파트 입구에 파란색 철제 벽 펜스를 설치 중인 당국 관계자들의 모습 등이 담겼다.

에바 람멜루가 공유한 화재 영상./트위터

람멜루는 위챗에 올라온 화재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영상은 위챗에 올라온 푸동의 화재 영상이다. 모든 곳이 막혀 있기 때문에 소방차가 (화재가 발생한) 건물까지 갈 수 없다”며 “이런 일을 또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분노한 일부 주민들은 문 앞에 설치된 울타리를 부수기도 했다”면서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매체는 “펜스 높이는 약 2m에 달한다. 대부분 최소 1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지역’으로 지정된 건물 주변에 설치됐다”고 전했다. 격리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코로나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집 밖 출입이 금지됐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한 설명이나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출입 통제에 반발하고 있으며, 네티즌들 또한 “사람들을 가축처럼 가두기 위해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 등 반응을 보였다.

봉쇄 조치에 분노한 상하이 주민들이 펜스를 부수고 있다./트위터

한편 중국 당국은 코로나 확산세가 심해지자 지난달 28일부터 상하이에 대해 고강도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봉쇄령 이후 제대로된 주민 보호조치는 마련되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4월의 목소리’라는 제목의 6분 분량 영상이 게시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격리 방침으로 부모와 떨어진 아기의 울음소리, 자녀 해열제를 구하기 위해 이웃에게 호소하는 어머니, 의사를 보내 달라 요청하는 노인, 위중한 아버지를 받아줄 병원이 없다는 자식 등 고통을 겪는 상하이 주민들의 목소리가 담겼다. 중국 소셜미디어와 포털 사이트에서는 이 영상이 정상적으로 검색되지 않아 중국 당국이 검열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