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잇달아 방문해 러시아에 맞서 항전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강한 연대감을 보여주고 있다. 개전 이후 지금까지 9국(유럽연합 포함), 20명의 최고위급 인사가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 에길스 레비츠 라트비아 대통령 등 발트 3국 정상은 13일(현지 시각) 철도편으로 키이우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 이들은 러시아의 집단 학살 의혹이 제기된 보로댠카를 찾아 민간인 시신 발굴 현장을 지켜봤다.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패하지 않으면 유럽에 평화는 없다”고 했고, 레비츠 라트비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각종 무기로 그들을 돕는 게 우리의 의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직접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교황도 키이우 방문을 검토 중이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2 TV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잔혹한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은 형제 같은 사이”라며 “제노사이드(인종·민족적 혐오에 의한 집단 학살)란 표현을 함부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에게 큰 상처가 되는 언행”이라고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경솔한 발언”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독일에선 EU가 추진 중인 러시아산 에너지 전면 금수 조치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독일경제연구소(DIW) 등 연구소 5곳은 “독일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중단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1.9%에 머물고, 내년에는 마이너스 2.2%로 역성장하는 급격한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며 “금수 조치 충격은 향후 2년 내 회복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