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에 있는 도시 체르니히우를 향해 남하하고 있는 러시아군 차량 행렬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거의 멈춰 서있다. 이 행렬의 전체 길이는 64㎞에 달한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하던 러시아군 탱크 행렬이 64㎞나 늘어선 채 대기만 하는 모습이 공개돼 다양한 추측이 나온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의 소규모 드론 부대가 이들을 멈춰 세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항공 정찰부대 ‘아에로로즈비드카’ 사령관인 야로슬라프 혼차르 중령은 이달 초 키이우 인근 이반키우에서 드론을 활용한 심야 매복 공격으로 당시 러시아군 차량 행렬의 진군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매복 작전은 아에로로즈비드카 소속 드론 조종사와 특수 부대 대원 등 30명이 팀을 꾸려 수행했다.

특수부대원들은 산악용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러시아군이 전진하던 도로 양쪽으로 산길을 달려 러시아군 행렬을 추격했다. 1.5㎏짜리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드론도 작전에 투입됐다. 이 드론엔 야간투시경, 저격소총, 원격폭파 지뢰 등의 기능이 장착됐다.

혼차르 사령관은 “이 작은 부대가 한밤 중 러시아군 행렬 선두에 있는 차량 2~3대를 파괴했다”며 “러시아군은 그 자리에 갇힌 채 이틀을 더 보내 (부대원들이) 많은 차량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작은 부대로 나눠 키이우 진격을 시도했으나 이 부대가 러시아군의 보급통을 공격해 러시아군의 진격 능력이 손상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혼차르 사령관은 “초기 러시아군은 난방도 연료도 폭탄도 없이 옴짝달싹 못했다”며 “이 모든 일은 우리 부대 30명이 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혼차르 사령관의 주장이 사실인지 입증할 순 없지만 미국 국방부 관계자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이반키우 인근의 러시아군 진군을 저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에 있는 도시 체르니히우를 향해 전체 길이가 64㎞에 달하는 차량 행렬을 이끌고 남하했다. 이 행렬은 키이우 도심에서 약 27㎞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으나 지난 2일 속도를 내지 못하고 거의 멈춰 선 상태를 보였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연료 및 식량 보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정체 이유를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