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매체 RBC 뉴스화면 캡처/tjournal 트위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주식시장이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한 러시아 경제전문가가 뉴스 생방송에서 ‘러시아 주식시장에 명복을 빈다’며 건배를 해 화제가 됐다.

3일(현지 시각)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전문가 알렉산더 부트마노프는 지난 2일 러시아 매체 RBC 뉴스 생방송에 출연해 주식거래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소셜미디어에 확산한 당시 영상을 보면 진행자가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하자 부트마노프는 “안녕하세요. 하지만 ‘좋은 날’이라고는 말 못하겠다”고 말한다. 이어 진행자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경제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계속 지금 직종에 머무를 거냐고 묻자 그는 “최악의 경우 25년 전 1998년 위기 때 그랬던 것처럼 산타클로스로 일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농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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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농담은 제쳐두고, 12~13년 전 러시아 주식시장의 죽음을 위해 술을 마신 투자자 세르게이 우시첸코에게 안부를 전한다”며 바닥에 뒀던 병 하나를 집어 들고 뚜껑을 연다. 그는 “난 오늘 탄산수를 마실 거다. 넌(러시아 주식시장) 우리에게 흥미로웠어. 명복을 빈다, 친구여”라고 말하더니 병을 입에 대고 음료를 마신다.

이를 본 진행자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어 화면에는 부트마노프가 음료를 마시고 시원하다는 듯 “캬” 소리를 내고 다시 병을 내려놓는 장면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해당 뉴스에 대해 “당시 이 뉴스를 보고 있었다. 저 장면이 나오고 방송이 잠시 중단됐고 15분 정도 대체 화면이 나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 확산한 해당 뉴스 영상은 조회수 96만 5000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나도 진행자와 똑같은 표정으로 이걸 봤다” “신뢰가 가는 전문가다” “슬프지 않았다면 웃겼을 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이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 경제는 휘청이고 있다. 이에 피치,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등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는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일제히 투기등급으로 낮췄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2일 “자산 소유자, 자산 관리자, 거래소를 포함한 다수의 참여자로부터 러시아 주식 시장이 현재 투자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러시아를 신흥국 지수에서 퇴출시켰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3일 보고서에서 제재 충격으로 인해 러시아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35%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 또한 –7%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