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각) 오후 11시 30분께 이탈리아 볼로냐 굴리엘모 마르코니 공항에 착륙하며 새와 충돌한 라이언에어의 보잉737의 조종석. 새 일부분이 시야를 막았다. /더 에비에셔니스트

착륙하기 직전 비행기의 엔진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조종사들이 침착하게 수습에 나섰고 결국 착륙에 성공하며 단 한명의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오후 11시 30분쯤 영국에서 출발한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보잉737 항공기가 이탈리아 볼로냐 굴리엘모 마르코니 공항에 착륙하며 실제 발생한 일이다. 원인은 새와의 충돌, 이른바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 충돌)였다.

29일(현지 시각)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사고는 인근을 날던 왜가리떼 중 하나가 비행기 오른쪽 엔진에 빨려들어가며 발생했다. 항공 전문 사이트 ‘더 에비에셔니스트’가 공개한 사고 비행기 사진을 보면 엔진에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깃털 등이 끼어있다. 또 조종석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물질이 묻었다. 새의 일부분이 비행기 조종석 앞 유리를 뒤덮은 것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오후 11시 30분께 영국에서 출발한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보잉737가 이탈리아 볼로냐 굴리엘모 마르코니 공항에 착륙하고 있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 중 일부. 오른쪽 부근에서 불꽃이 계속해서 튄다. /트위터

국제민간항공기구가 2017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196개국에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는 9만7751건이다. 연평균 약 1만4000건의 사고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 중 엔진 정지 등 중대한 사고로 이어진 경우는 7년간 1만2227건이다.

국내에서는 연평균 260건의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한다. 2019년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국내 항공기·조류 충돌 현황’을 보면 지난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5년간 1314건의 버드스트라이크가 일어났다.

최근에도 김포국제공항에서 버드스트라이크로 비행기가 급히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9일 오후 6시 56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조류와 충돌해 이륙 후 25분 만에 돌아왔다. 한 승객은 “이륙할 때 엔진 쪽에서 큰 소리와 진동이 났고, 10분 넘게 정상 비행하다가 회항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