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 연령이 30세 이상으로 변경된지 하루 지난 18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직원이 냉장보관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국 영국에서 외면받았다.

24일(현지시각) 영국 보건당국은 2022년 하반기 부스터샷(추가접종)을 위해 화이자 3500만회분 계약을 체결했다고 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최근 AZ 백신은 유럽 내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계열 백신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약 20일간 접종된 AZ 백신은 70만회분에 그친다. 같은 기간 화이자 백신은 320만회분 사용됐다.

이런 배경에서 AZ 내에서는 백신 사업을 철수하고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AZ 본래 주력 사업은 암,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와 대사성 질환 치료제 등이다.

파스칼 소리오 AZ CEO는 “초기 백신 사업 목적은 백신 개발에 동참해 돕는 것뿐이었다”라며 “백신 개발을 돕고 제공하고 나서, 우리 핵심 사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선택지 중 하나였다”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AZ의 한 임원이 백신 사업 중단을 제안했지만, 소리오 CEO는 장기적인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월 소리오 CEO는 백신 사업에 관한 질문에 “장기적인 방향을 결정하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다만 AZ 백신이 개발도상국 등에서 자주 쓰이고 있어 사업 철수 반대 주장도 이어진다. 아스트라제네카 주주 에덴트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펀드 매니저 케탄 파텔은 “AZ는 백신 사업에서 철수해서는 안 된다”라며 “유럽, 미국 외 나머지 세계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 국제 공동 구매·배정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서 AZ 백신은 9100만회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코백스가 확보한 전체 백신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영국 정부의 화이자 계약이 AZ 백신 철수와 연관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존 벨 영국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정부는 과잉 구매하는 것”이라며 “화이자를 샀다고 해서 화이자만 사용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수년 동안 나라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백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