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오싱'으로 유명한 일본인 작가 하시다 스가코가 지난 4일 급성 림프종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2019년 11월 교도통신 인터뷰 당시 모습. /교도 연합뉴스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일본 TV 드라마 ‘오싱’의 작가 하시다 스가코(橋田壽賀子·95) 가 4일 시즈오카현 자택에서 별세했다.

1925년 일제 치하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아홉 살 때 귀국해 오사카에서 자랐다. 일본여자대 국어과 졸업 후 와세다대 국문학과에 입학했다가 연극에 매료돼 예술과로 전과했다. 1949년 쇼치쿠 영화사에 첫 여성 각본가로 입사한 뒤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로 두각을 나타냈다. NHK에서 대하드라마 여자 태합기(1981), 생명(1986), 가스가노쓰보네(1989), 오싱(1983~1984)을, TBS 드라마에서 세상살이 원수천지(1990)를 썼다.

특히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 오싱은 일본에서 최고시청률 62.9%를 기록했고, 세계 68국에 수출됐다. 한국에서도 1985년 아역스타 김민희 주연 영화로 만들어졌다.

고인은 2017년 ‘안락사로 죽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책을 내며 초고령 일본 사회에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책에서 그는 장례식, 친구, 부모, 남편, 연애, 자식, 친척, 후회, 일, 출세욕 등 10가지를 버리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