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3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베이징에서 친강 외교부장(장관)과 악수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에게 무엇이 좋은지 머스크가 바이든보다 잘 안다”

중국 최고 권위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지난달 30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방중을 놓고 이 같이 평가했다. 이 매체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미 무역 관계에 돌파구가 없다고 보지만, 머스크의 방중은 미국 기업가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워싱턴DC의 정치인들은 더 많은 표를 끌어 모으기 위해 ‘디커플링(decoupling·결별)’을 외치지만, 손실을 입는 이들은 결국 미국 기업가들”이라고 했다. 또 “머스크의 방중은 ‘중국 대(對) 미국’의 구도는 존재하지 않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과 (미국의) 소수 이기적인 대중(對中) 매파 간 대결만 존재한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최근 미국 기업인들의 잇따른 방중을 조명하며 ‘미국의 중국 고립 시도가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중앙방송총국(CMG·China Media Group)은 1일 “머스크를 비롯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랙스먼 내러시먼 스타벅스 CEO 등 외국 기업 수장들이 중국을 방문하며 ‘방중 물결[來華潮]’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수많은 외국 기업들이 그들의 발자취로 중국 경제에 ‘신임표’를 던지고 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지난달 31일자 2면에 머스크 방중 기사를 싣고 “머스크는 중국 사업을 계속해서 확대하며, 중국의 발전 속에 기회를 얻고자 한다”고 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서방 언론이 아무리 부정적으로 떠들어도 중국 시장은 여전히 외국 기업에게 매력적”이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도 적극적으로 서방 기업들의 방중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자료에서는 머스크가 친강 중국 외교부장(장관)을 만나 “미국과 중국의 이익은 서로 얽혀 있는 샴쌍둥이처럼 나눌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중국 내 외국 기업의 투자가 줄고, 탈(脫)중국 시도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관(官)과 관영 언론이 홍보전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실제 투자 기준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73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