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전 대만 총통/조선DB

중국에 우호적인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이 전·현직 대만 총통 중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방문한다. 내년 1월 대만 총통·입법원(의회)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반중(反中) 성향 민진당에 맞서는 국민당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마잉주기금회’는 마잉주 전 총통이 중국 정부 초청으로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대만 학생 대표단 30명을 이끌고 중국 난징·우한·창사·충칭·상하이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기금회는 마잉주가 중국에서 신해혁명과 2차 세계대전 유적지 등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한이 있는 후난성 출신인 마잉주는 이번 방문 기간 고향에서 조상에게 제사도 올릴 예정이다. 중국에서 대만 문제를 관리하는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은 20일 “마잉주의 본토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마잉주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만날 계획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민당이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이후 대만 전·현직 총통이 중국 본토를 방문한 사례는 없었다. 2015년 역사적인 첫 양안(중국과 대만) 정상회담인 ‘시마회(習馬會·시진핑과 마잉주 회담)’도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이 때문에 마잉주 초청이 대만 선거를 앞둔 중국의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양안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돼 대만이 경제·안보 등 분야에서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월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의 방중 때도 왕후닝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별도의 자리를 만들며 국민당을 대화 파트너로 공식화한 바 있다.

국민당 소속 마잉주가 집권했던 2008~2016년 양안 관계의 긴장은 크게 완화됐다. 하지만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정권을 잡으며 양안 관계가 급속히 악화했다.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 승리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군은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벌였고, 석 달 뒤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은 참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