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이미 일상적으로 원격의료를 받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일본 의료기기 기업 오므론헬스케어는 작년 원격 환자 모니터링 설루션인 ‘바이탈 사이트’를 공개했다. 환자가 혈압을 측정하면 그 정보를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이상 수치가 나오면 의사가 바로 환자에게 경고를 보낼 수 있다.

몸에 붙이는 패치나 반지, 목걸이 형태의 모니터링 기기도 등장해 환자들의 신체 정보를 실시간 수집해 전달한다. 필립스는 작년 6월 몸에 붙이면 호흡과 심박수, 자세, 체온, 걸음걸이 등을 자동으로 체크하는 패치 형태의 바이오센서 BX100을 출시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다른 환자의 데이터와 비교 검토돼 갑자기 상황이 나빠지는 환자를 미리 예상하는 데도 쓰인다. 핀란드의 스타트업 오우라가 출시한 스마트 반지 ‘오우라 링’도 체온과 호흡, 심박수 등을 측정한다. 미 캘리포니아대학 생명공학과 벤저민 스마르 박사 연구팀은 작년 12월 이 반지로 갑자기 체온이 올라가는 사람을 포착해 코로나 감염자를 사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워치는 심전도, 혈압, 신체 내 산소포화도 등을 자동으로 측정한다. 독일에 사는 80세 여성은 애플의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평소 협심증 증세를 보였던 그는 독일 대학병원에서 전문 장비로 심전도를 측정했지만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차고 있던 애플워치에는 평소 그의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이 기록돼 있었다. 의료진은 이 기록을 발견, 적시에 치료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작년 5월 유럽 심장병 관련 저널인 ‘유러피안 하트 저널’에 소개됐다.

의료계에서는 외국에서 원격의료가 자리 잡아 가는 배경에는 헬스케어 모니터링 기기가 있다고 보고 있다. 헬스케어 기기들은 사용자가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알아서 신체 상태를 체크해가며 의료 행위를 아플 때 병원을 방문하는 것에서 ‘일상생활 속 예방’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는 첨단 기기는 그동안 병원에서 단시간 내에 발견하지 못한 신체 문제를 포착해낼 수 있어 향후 원격의료 부문에 필수적 존재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