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코리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빅마우스' 포스터(왼쪽부터). 사진 제공=에이스토리, 쿠팡플레이, ENA채널, MBC

콘텐츠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최근 제대로 신바람 난 분위기다.

에이스토리는 최근 선보이는 콘텐츠마다 히트, 놀라운 승승장구 기세로 달리고 있다. 돌아오자마자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SNL 코리아', 현재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최근 시청률 상승세를 탄 '빅마우스'. 이들 세 작품 모두 에이스토리가 만든 콘텐츠들이다.

이 세 작품의 성공 공식이 닮았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작품성이 우선시됐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에이스토리가 사회적 메시지를 녹인 작품들에 과감하게 투자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SNL 코리아'는 요 몇 년간 요원했던 정치 풍자를 시원하게 부활, '사이다' 예능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큰 사랑을 받는 중이다. 윤석열·이재명·안철수 등 현 정치인들을 게스트로 불렀다는 점도 화제를 모았다.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에이스토리는 사회적 갈등과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우영우'로 따뜻하게 전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이종석)이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가 돼 아내(임윤아)를 지키기 위해 얼룩진 특권층 민낯을 파헤치는 작품으로, 최근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이들 세 작품은 모두 사회적 메시지를 조명한다. 'SNL 코리아'는 정치 풍자, '우영우'는 사회적 편견, '빅마우스'는 특권층의 사회 부조리를 다룬다.

더불어 에이스토리가 이들 작품을 선정할 때, 플랫폼보다는 작품성에 집중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2017년 종영했던 'SNL 코리아'는 지난해 쿠팡플레이를 만나 '리부트'했다. 사실 론칭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유통 창구가 익숙한 TV채널이 아닌,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중에서도 후발주자로 속하는 쿠팡플레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에이스토리의 과감한 투자와 기획력은 'SNL 코리아'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모양새다. 에이스토리가 선택했던 플랫폼 쿠팡플레이는 오히려 비교적 제약이 덜해, 정치 풍자 같은 코미디 콘텐츠로 제격이었던 것이다.

'우영우' 또한 다소 낯설 수 있는 케이블 ENA채널에서 방영됐다. 첫 회 시청률 0.9%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우영우' 모르면 일상에서 이야기가 안 통할 정도다. 최근에는 15% 안팎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 ENA채널 최고 효자 콘텐츠로 꼽히고 있다. 이는 유통 플랫폼보다 작품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거액의 제작비를 영리하게 잘 이용한 것도 관심사다. 'SNL 코리아' 시즌 제작비는 약 120억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병헌·조정석·하지원 등 거물급 스타들의 초호화 캐스팅이 가능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예능가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이들의 코미디는 인기를 부르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주현영 같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한 것도 에이스토리의 '참안목'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반면 '우영우'는 약 2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출연료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투자를 했다. 대형 스타에 기대는 캐스팅보다는 연기력이 탄탄한 배우들을 선택하면서도, 무리수 PPL을 없애 극의 몰입도를 헤치지 않게 한 것이다.

IP 소유권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영우' 해외 방영권을 가진 넷플릭스가 IP를 가지는 것이 아닌, 제작사가 온전히 '우영우' IP를 보유해 향후 시즌2 제작이나 계약 채널을 마음대로 선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드라마 제작은 물론, IP 관련 수익 창출 전략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업고 에이스토리는 올 하반기 '모래에도 꽃은 핀다', '유괴의 날' 등을 선보인다. 여기에 '무당', '영 나잇 쑈' 등도 제작을 시작한다. 최근의 제작역량을 재차 입증해내면서, 자신들만의 성공공식을 만들어낸 에이스토리가 계속해서 흥행 연타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에이스토리 안상휘 본부장은 스포츠조선에 "세 작품 모두 기대 이상의 흥행을 보여줘 임직원 모두 행복해하고 있다. 아마 대중이 원하는 시기에 선보인 작품이라 더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정치풍자를 원할 때 'SNL', 힐링 드라마를 필요로 할 때 '우영우', 또 다른 하드코어 '빅마우스'. 모두 신선하게 다가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IP를 가지고 퀄리티에 가장 신경을 쓴 결과가 아닌가 싶다"라고 분석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