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배우’ 주지훈이 ‘유퀴즈’에 떴다.

9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월드클래스' 특집 2탄으로 꾸며졌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넷플릭스 '킹덤'으로 전 세계에 K좀비 열풍을 일으킨 주지훈과 김은희 작가가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큰 키와 패션으로 등장부터 유재석과 조세호의 감탄을 자아낸 주지훈. '킹덤'을 통해 '월클 배우'가 된 소감을 묻자, "떨떠름 하다"라고 말실수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지훈은 급히 "얼떨떨 하다"고 정정했고, 뜨거운 조명과 가죽 패션으로 인해 "정신이 혼미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일반 팬들이 주지훈은 실제로 보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뭐냐고 묻자 그는 "덩치건 키건 화면 보다 더 크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까맣다고 한다"라며 "그래서 저는 길에서 비매너적인 행위는 당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조세호는 "저는 뭐 처음 만나자마자 바로 어깨동무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잘 지냈냐'고 한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킹덤'의 전 세계적 인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주지훈은 "('킹덤' 제작 당시)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20만명이 안됐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좀비가 나타나는 게 '미션 임파서블'에 처녀 귀신이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이 될까 싶었다"라며 "그렇지만 김성훈 감독님과 김은희 작가와 꼭 함께 일을 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일을 하면 재미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킹덤'에 이어 2021년 방송되는 김은희 작가의 차기작 '지리산'에서도 호흡을 맞추게 된 그는 "김은희 작가의 뮤즈인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아니다. 작가님은 되게 자유분방한 분이다. 오픈마인드고 쿨한 관계다. 제가 타 배우를 추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모델로 데뷔하다 2006년 드라마 '궁'으로 데뷔한 주지훈은 연기 데뷔 계기를 묻자 "당시 매니저분이 '궁'의 황인뢰 감독님을 알아서 함께 감독님 사무실에 가게 됐다. '나 한테 연기 시킬 건 아니죠?'라고 해서 '아니야. 그냥 인사하러 가는 것'이라고 해서 따라 갔는데, 감독님 앞에서 갑자기 연기를 시켰다. 그때 (정)우성이 형 주연 영화 '유령' 대사가 생각나서 갑자기 하게 됐다"라며 "그때 연기를 하면서 제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눈을 언제 감을지 몰라서 눈이 아파 눈물을 흘린 것이었는데 감독님이 보시기에 감정을 추스르는 것 처럼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캐스팅 이후가 문제였다. 주지훈은 캐스팅이 된 후 드라마를 찍는 8개월 동안 내내 엄청나게 혼이 났다고 전했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현장에 나가기가 싫었다. 아침에 메이크업하는 순간부터 기가 죽어있는 거다. 오늘은 얼마나 욕을 먹어야 하루가 끝나나 싶었다"며 "그리고 '궁'이 팬이 굉장히 많은 왕자였는데,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당시 내 미니홈피에 '궁' 팬이 아주 정중하게 장문으로 하차해달라는 글을 남긴 적도 있다. 부농의 자식이 궁에 들어왔다더라. 그래서 미니홈피도 폐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18년 개봉한 영화 '암수살인'에서 섬뜩한 살인마 연기와 안정적인 사투리 연기로 호평을 받았던 주지훈은 사투리 연기로 인해 출연을 망설이기도 했던 작품이라면서 "그렇게 센 캐릭터를 한 번 하면 꽤 오래 다시 하기가 힘들다. 한 번 하면 제대로 하고 싶었다. 3개월간 하루에 8시간씩 사투리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2016년 영화 '아수라' 쇼케이스 당시 화제가 됐던 적극적인 팬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주지훈은 포옹에 이어 학생 팬을 번쩍 들어안아 팬들의 부러움을 산 바 있다. 주지훈은 팬서비스에 대한 것을 정우성에게 배운 것이라며 "평소 나는 레드카펫 지나갈 때도 쑥스럽고 체하는 느낌이라서 빨리 지나가려고 하곤 했다. 그런데 우성이 형은 팬들에게 일일이 화답해주는라 우리가 끌고 와야 한다. 물어봤더니 관객들에게 너무 고마워서 그렇다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나도 한창 그런 걸 생각할 때 이 팬에게 팬서비스를 더 해줘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정우성과의 에피소드를 더 전했다. 정우성과 자주 술을 마신다는 그는 "우성이 형은 술을 마실 때 음식을 안먹는다. 자기는 음식에 관심이 없다더라. 형 집에는 먹을 것도 없다. 호텔 같다"라며 "음식을 사가지고 오는 건 오케이다. 그런데 술을 먹으면서 자꾸 뭘 닦는다. '형님 제가 하겠습니다' 그러면 '아냐, 편해'라고 한다"라고 정우성 성대모사까지 곁들여 웃음을 자아냈다.

20대에 데뷔해 벌써 40대를 앞두고 있는 주지훈. "20대 때는 정말 부끄럽다. 그때는 재가 남자고 어른인 것 같았다. 24살에 23살 동생에게 '인생은 말이야~'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30대 때는 군 제대를 하고 눈을 뜨니까 지금인 것 같다"라며 "40대를 앞둔 지금은 신기하다. 30대 상상은 해봤지만 40대 상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18세 때와 마음은 똑같은데 환경이 변해가는 걸 어떻게 적응할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지훈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포기한 것들에 대해 묻자 "연애를 마음껏 하지 못한 것"이라며 "연인 뿐만 아니라 부모님과도 그렇다. 함께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쉽지 않아져 아쉽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원동력 삼아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