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가 보아했다.

보아가 1일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베터(BETTER)'를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베터'를 비롯해 다채로운 장르의 11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베터'는 데뷔 앨범 '아이디 피스 비'를 함께 만든 유영진의 작품으로 영국 가수 아와(AWA)의 '라이크 아이두(Like I Do)'를 샘플링한 R&B 댄스 장르의 곡이다. 보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두를 열광케 했던 특유의 걸크러시가 제대로 살아났다는 평.

인기도 여전했다. '베터'는 공개 직후 벅스를 비롯한 각종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또 중국 최대 음악사이트 QQ뮤직 디지털 앨범 판매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변함없는 파워를 입증했다.

보아는 K팝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0년 14세의 나이로 데뷔한 그는 '아틀란티스 소녀' '마이네임' 걸스온탑'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다. 특히 2002년 16세에 '넘버원'으로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역대 최연소 대상 수상자가 됐다. 하지만 보아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일본에 진출, 한국 가수 최초로 앨범 발매 첫날 오리콘 앨범 차트 1위 기록을 세웠다. 또 '리슨 투 마이 하트' '발렌티' '러브&어니스티' '아웃그로우' '메이드 인 트웬티' '더 페이스' '베스트 오브 소울' 등 정규 앨범을 7연속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한국 가수 최초로 일본 국민 프로그램인 NHK '홍백가합전'에 6년 연속 출연했을 정도이니 현지의 인기는 두말 하기 입 아플 정도다.

미국에도 진출, 한국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27위 진입 기록도 남겼다.

그럼에도 보아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넘버원' 수록곡 '리얼라이즈'를 시작으로 '모토' '허리케인 비너스' '온리원' 등의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음악적 성장을 보여줬던 그는 이번 앨범에도 '클라우드' '올 댓 재즈' '리틀버드' 등 3곡의 자작곡을 실었다. 이 3곡만 봐도 보아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확장됐음을 느낄 수 있다. '클라우드'는 잔잔한 이지 리스닝송이고, '올댓재즈'는 이제까지 보아가 단 한번도 선보인 적 없는 장르의 곡이다. '리틀 버드' 또한 성숙한 감수성을 오롯이 담아내 듣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이 외에도 '컷 미 오프' '갓 미 굿' '허니 앤 다이아몬드' '스타트 오버' '그래비티' 등 다채로운 장르의 11곡을 수록, 더욱 깊어진 음악 세계를 느끼게 한다.

보아는 "꾸준히 좋은 퍼포먼스와 음악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다. 음악과 무대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진다"고 말한다. 가수 보아를 지탱하고 달리게 하는 건 결국 음악에 대한 열정이라는 얘기다. 변함없이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을 채찍질 해온 덕분에 '넘버원' 이상의 '베터'를 선보일 수 있었다. 앞으로 보아가 보여줄 30년, 40년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