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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자랑한다. 내수에 의존하는 중국 업체들보다 훨씬 넓은 글로벌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판매량으로만 보면 중국 업체들이 질주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올 들어 10월까지 판매량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은 비야디(BYD) 20.7%, 테슬라 13.1%로서 작년보다 1, 2위 격차가 더 벌어졌다. 게다가 3위 폴크스바겐(독일)에 이어 지리와 상하이자동차가 나란히 세계 4, 5위를 달리고 있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동반 약진이 두드러진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이유(Porte de Verseille)’ 전시회장에서 ‘2022 파리국제모터쇼(MONDIAL DE L’AUTO PARIS)’ 프레스데이가 열려 '대륙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신형 EV 세단 ‘씰(SEAL)’을 선보이고 있다. 2022.10.18/뉴스1

이와 관련해 투자은행 UBS의 폴 공 애널리스트는 WEEKLY BIZ와 화상으로 만나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강점은 높은 가격 경쟁력”이라며 “전기차를 발판으로 내연기관차까지 포함한 중국 자동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작년 17%에서 2030년 33%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 애널리스트는 홍콩대에서 표면과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노무라증권과 씨티증권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7년 UBS에 합류한 이후 손꼽히는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공 애널리스트는 비야디가 테슬라 모델3를 겨냥해 내놓은 세단 ‘씰(Seal)’에 대해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3를 만드는 것보다 15% 더 싸게, 폴크스바겐이 독일에서 비슷한 전기차를 만드는 것보다 40% 더 싸게 만든다”고 했다. 단순히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 아니다. 전기차 산업의 초기 단계부터 수많은 중국 기업이 치열한 내부 경쟁을 치르며 가격 효율성을 끌어올린 덕분이라고 공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게다가 중국이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달성했다는 것도 비용을 줄이는 요인이다. 비야디의 경우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만드는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저비용 생산 구조를 구축했다. 공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완전히 없앴는데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정책적 도움이 없어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했다.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서도 공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독주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수십개 기업들이 경쟁하기 때문에 역시 가격이 저렴해지는 장점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여러 기업들이 라이다(Lidar·레이저로 거리·속도를 측정하는 장치) 개발·생산을 두고 경쟁하는 덕분에 가격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전기차 업계의 가장 큰 난관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의해 미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막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 애널리스트는 “2030년 중국 자동차 업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33%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그때까지도 중국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할 거라는 전제로 계산한 것”이라며 “미국 시장을 제외하고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성장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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