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투자해 수익을 낸다. 전 세계에 1만개 이상 사모펀드 운영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숫자만큼이나 투자 방식도 다양하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P캐피탈 파트너스(PCP)’는 주로 스웨덴·덴마크·네덜란드 등 유럽 북부 지역에 있는 기업에 대출해 수익을 내는 회사다. 2023년 현재 자산 규모는 35억유로(4조8409억원)로, 2002년부터 150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했다. 그동안 한 번도 손실을 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다니엘 사크스(Daniel Sachs) PCP 최고경영자(CEO)는 WEEKLY BIZ 인터뷰에서 “가족이 경영하는 북유럽 기업들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히 수익을 내기 때문에 좋은 투자처”라며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한국 투자자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스웨덴 사모펀드 P캐피탈 파트너스의 다니엘 사크스 최고경영자. /곽창렬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유럽 투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전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유럽 경제는 이미 전시 상황에 적응했다. 유럽 사람들도 투자를 결정할 때 전쟁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증시에도 이미 전쟁 공포가 반영돼 있다.”

-유럽의 경제 상황은 어떻게 전망하나.

“물가는 어느 정도 잡혀가는 추세다. 기업들이 현재의 경제 상황에 적응 중이다. 다만 기존에는 중국 등 동아시아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각종 생산품을 수입해오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문제가 터지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각국은 공급망 문제가 해소되길 기다릴지, 아니면 자체 생산을 늘려야 할지 산업 전략·정책 관점에서 고민 중이다. 주목해야 할 큰 변화다.”

-미국·중국·일본 등에 비해 유럽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낯선 편이다.

“2018년에 한국에 온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유럽 시장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경험이 훨씬 많아졌다. 국민연금과 보험사 등 실력 있는 투자자들과 기관도 늘었다. 한국 투자자들은 월(月)이나 분기별로 따박따박 수익을 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투자자에게 유럽은 좋은 투자처라고 말할 수 있다. 여러 대에 걸쳐서 사업하는 기업이 많은데, 이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회사를 경영하지 않는다. 그래서 안정적이면서 수익률도 낮지 않다.”

-PCP는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나.

“미국의 블랙스톤과 같은 사모펀드는 수백 개 기업에 투자한다. 이후 회사 주가가 오르거나 가치가 올라가면 이익을 얻는 구조로 운영된다. 설사 몇 개 기업의 수익률이 낮거나 마이너스가 나도 다른 업체들로부터 수익을 메워 넣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 우리는 주로 북유럽의 우수한 가족기업을 골라 돈을 빌려주고, 주식 대신 동산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수익을 낸다. 이들 기업 오너는 소유 기업에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사업을 발전시키고 지키는 것에 굉장한 노력과 힘을 쏟는다. 이 때문에 훨씬 안전한 투자처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어떤 분야에 투자하나.

“식료품 회사, 특히 양식업에 관심이 있다. 전쟁이 나고 경기가 나빠져도 식품에 대한 수요는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양식업은 지속 가능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산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투자하는 회사 가운데 네덜란드 ‘킹피시(Kingfish)’라는 업체가 있다. 물고기를 양식하는 회사인데, 우리는 작년 상반기부터 이 회사에 약 7500만유로를 투자했다. 이후 수요가 계속 늘면서 공급량을 훨씬 웃돌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540만유로로 전년(280만유로)보다 두 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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