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증시 출발은 힘겨웠지만, 확실한 강세장 이벤트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바로 미국 중간선거다. 이 보이지 않는 호재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주식시장을 로켓처럼 밀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적 교착 상태(gridlock)가 예고돼 있어 더욱 그렇다.

한국과 달리 미국 의회는 하원과 상원으로 나뉜다. 올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435석 전원을 선출하고, 상원 100석 중 35석의 주인을 새로 고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은 현재 상원과 하원을 아슬아슬하게 장악하고 있다. 민주당은 단 10석 차이로 하원을 차지하고 있는데, 1945년 이래 여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을 추가한 경우는 2002년 딱 한 번 있었다. 인기 없는 대통령은 평균적으로 38석을 잃었다. 38%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암울한 지지율을 감안할 때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공화당에 넘겨 주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50석씩 양분한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타이브레이커 역할을 하며 민주당이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의석 하나로 상원 주도권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약 다섯 개 정도 의석이 관건인데, 모두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마다 후보자 선출이 한창이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후보자를 알리는 입간판이 어지럽게 세워져 있다. /AFP연합

2021년 이후 민주당은 이 같은 근소한 우위를 기반으로 가까스로 대규모 지출 법안을 통과시키고 규제를 위한 예산을 마련해 왔다. 공화당이 양원 중 하나라도 차지하면 대규모 법안을 저지할 힘을 얻게 되고 민주당은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힘을 잃게 된다. 정치적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증시는 특정 정당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법안이 대규모로 통과되는 것은 싫어한다. 대규모 법안은 승자와 패자를 만들고, 불확실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교착 상태가 되면 이런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증시는 교착 상태를 매우 좋아한다. 기업과 투자자는 대규모 법안 통과로 정책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

1925년 이래 미국 S&P 500 지수는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첫 3개 분기 단조로운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투표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주가는 교착 상태를 선반영한다. 이에 따라 중간선거 해의 4분기에는 83% 이상 확률로 주가가 상승했고, 평균 주가상승률은 6.3%에 달했다.

강세장은 이듬해까지 이어진다. S&P 500 지수는 중간선거 다음 해 1분기 평균 6.6%, 2분기에는 평균 5.5%의 상승률을 보였다. 중간선거 다음해 1~2분기에 증시가 수익을 낼 확률은 87.5% 이상이었다. 이것이 바로 중간선거의 기적이다!

글로벌 시장도 혜택을 본다. 한국 증시와 S&P 500 지수는 0.58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여기서 1.0은 완전히 동일한 움직임을, -1.0은 그 정반대를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 증시도 미국 중간선거 해의 첫 3개 분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1988년 이래 MSCI코리아 지수는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1~3분기에 분기당 평균 1.1% 하락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4분기는 평균 11.2%의 수익률을 보였고, 전체 기간 중 63% 확률로 증시가 상승했다. 다음 해 1~2분기는 혼재된 흐름을 보였지만, 상승장에서는 분기당 5.1%라는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교착 상태가 다가오고 있다. 마법처럼 놀라운 보상을 받을 준비를 할 때다.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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