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공항들을 중심으로 비행기 탑승 시 맡긴 짐을 제때 찾지 못하거나 분실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올 들어 여행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항 내 인력은 팬데믹 이후 제대로 충원되지 못해 ‘수하물 대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 여행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하물 피해 후기가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다.

수하물 피해는 대부분 경유로 비행할 때 발생한다. 공항 인력 및 시스템 문제로 갈아타는 비행기에 짐이 제대로 실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 수하물 문제가 집중되고 있는 런던 히스로(영국), 암스테르담 스키폴(네덜란드), 파리 샤를 드골(프랑스) 공항 등의 경유는 최대한 피할 것을 권하고 있다.

지난 19일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 제2터미널에 승객 수하물이 줄지어 있다. /로이터 뉴스1

요즘처럼 수하물 대란이 빈번한 때에는 수하물에 꼭 본인의 이름과 연락처를 써두고, 눈에 띄는 표시를 하거나 장식을 달아 문제 발생 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수하물에 넣은 주요 물품들을 목록으로 정리하고 수하물 내부와 외관을 사진으로 찍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하물을 맡기며 받은 전표(태그)도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 수하물 안에 고가품이 들어 있을 경우 공항 체크인 때 신고하면 사고 발생 시 보상 범위를 늘릴 수 있다.

출국 전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보험 가입 시 ‘수하물 지연’ 관련 특약(1000~2000원대)을 넣으면 생필품 구매에 대해 20만원 한도 내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 항공사와 보험사에서 중복 보상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단 여행자 보험은 ‘수하물 분실’은 보상하지 않는다.

목적지에서 수하물을 찾지 못했다면 전표를 가지고 곧바로 현지 공항의 수하물 분실 센터로 가야 한다. 신고할 때는 숙소 주소, 연락처 등을 적고, 수하물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한국 주소도 적어 놓는 것이 좋다. 수하물이 늦게 도착해 현지에서 불가피하게 생필품 등을 구매해야 할 경우 품목명이 나와있는 영수증을 챙겨 수하물 수령 이후 항공사에 이메일 등으로 비용을 청구하면 된다.

수하물 지연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범위는 항공사마다 다르고 정해진 것은 없지만 보통 수하물 한 개당 12만~15만원 이상 받기는 어렵다. 또 수하물 피해가 발생한 곳이 연고가 없는 지역(한국인이 유럽 여행 간 경우)이면 도착 지연을 보상하지만, 연고가 있는 지역이면(한국인이 인천에서 피해를 입은 경우)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

수하물을 아예 분실했을 경우 보상금 액수는 국가별 가입 협약에 따라 다르다. 미국·유럽·일본 등이 가입한 몬트리올 협약 기준으로는 1kg당 20달러(약 2만6000원), 승객 1인당 최대 220만원 정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는 전화 연결이 그나마 잘되고, 수하물을 찾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지만 외항사는 전화 연결도 어렵고 대응이 성의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외항사로부터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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