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음식을 ‘인쇄’해 하나의 요리를 완성해내는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호드 립슨(기계공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다중 파장 레이저를 이용해 음식을 조리(cooking)하는 3D 프린터를 개발하고 관련 내용을 네이처 파트너 저널인 ‘npj 사이언스 오브 푸드’에 발표했다. 인쇄뿐 아니라 조리까지 하는 최초의 3D 푸드 프린터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개발 중인 조리용 3D 프린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음식물을 인쇄와 동시에 조리할 수 있다. /컬럼비아대 호드 립슨 연구팀

연구팀은 닭고기를 갈아서 진한 액체 형태(퓌레)로 만든 뒤 3D 프린터에 넣고 가로세로 1인치(약 2.5cm), 두께 3mm로 압출했다. 여기에 청색, 근적외선, 중적외선 등 여러 파장의 레이저를 쏴가며 내외부를 가열했다. 그 결과 기존 방식대로 조리한 닭고기와 비교해 수축량은 50% 적었고, 수분 함량은 두 배였다.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가한 2명 모두 기존 닭고기 대신 3D 프린터 조리 닭고기의 손을 들어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3D 프린터로 음식의 재료를 인쇄(압출)하는 기술 자체는 새로운 게 아니지만, 조리까지 가능하도록 한 건 처음이다. 현재는 반죽 형태의 재료를 분사해 디저트를 만들거나, 조리 전 단계까지만 인쇄하는 정도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피자의 경우 도우와 토핑까지만 프린터가 담당하고, 이후 화덕에 옮겨서 굽는 일은 인간이 맡아야 한다.

일본에서도 산학 협력 프로젝트 기업 오픈 밀스가 스시나 오뎅 같은 복잡한 음식을 3D 프린터로 인쇄·조립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디지털 오뎅의 경우 맛을 미각 센서로, 모양은 3D 스캐너로 디지털화한 뒤 젤리 소재로 알갱이를 인쇄해 조립한다. 스시는 작은 밥알갱이를 먼저 인쇄하고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아직 알갱이의 크기가 5mm로 크고 스시 하나를 만드는 데 20분 이상 걸려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오픈 밀스는 수년 내에 도쿄에 3D 프린팅 스시집을 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3D 푸드 프린팅 기술이 발달하면 앞으로 요리의 개인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당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손님의 기호와 영양 상태를 반영한 음식을 빠르게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는 3D 푸드 프린팅 시장이 2018년 2069만달러(약 240억원)에서 2026년 6억2360만달러(약 7300억원)까지 매년 52.6%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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