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사옥. / 애플
수목이 우거진 공원을 건물이 둥글게 에워싼 모습이다. 미국 워싱턴주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는 근처 숲속에 나무집을 지어 직원들이 회의와 공동 작업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그리고 삼성전자. 이 네 회사의 미국 본사에 공통점이 하나 생겼다. 야외 테라스, 옥상 텃밭, 공기 정화 식물 등 자연 요소를 업무 공간에 연결하는 이른바 ‘바이오필릭(biophilic·생명을 사랑하는) 디자인’이다.

애플은 본사 ‘애플파크’ 에 나무를 총 8000그루 심었다. 도넛처럼 생긴 건물 가운데 빈 부분을 대형 수목원처럼 꾸몄다. 전체 사옥 터 80%에 해당하는 넓이다. 구글 사옥도 마치 공원처럼 꾸몄다. 드문드문 떨어진 건물들을 잠실 야구장의 3배가 넘는 40에이커(16만㎡) 규모의 녹지가 둘러쌌다. 아마존은 본사 건물 스피어스(Spheres)를 ‘도심 속 열대우림’ 이라는 주제로 꾸몄다. 식물 400여 종 4만점을 심었다고 한다. MS는 사옥에 숲속 통나무집 회의실을 배치했고, 삼성전자는 캘리포니아의 R&D(연구 개발) 본부에 세 층마다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는 ‘정원층’을 만들었다.

이는 소위 ‘바이오필리아 효과(Biophilia Effect)’를 얻기 위해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교감하기를 원하며, 자연 속에 있으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줄어들며 집중력도 향상된다는 가설(假說)이다. 실제로 영국 맨체스터 대학 연구진이 바이오필릭 환경에서 근무한 7600명을 설문 조사해보니 15%는 삶의 질(well-being)이 좋아졌고, 6%는 생산성이 높아졌으며, 15%는 창의력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들이려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도입하기도 한다. 실내 공기가 청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업무 환경을 자연과 비슷하게 탈바꿈하는 기업이 늘면서 건물주들이 되도록 모든 실외 공간을 테라스로 고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옥상에 양봉장을 설치하는 도시 양봉도 유행하고 있다. 양봉장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캐나다 회사 알베올(Alvéole)은 신종 코로나 대유행 초기와 비교해 수익이 6배 이상 증가했다. 직원들은 옥상에서 직접 꿀을 맛보고 수확해 집에 가져가기도 하면서 출근하는 재미를 느낀다. 기업으로서는 지속 가능성 경영에도 도움이 돼 일거양득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최근 미국 전역 사무실 30곳에 양봉장을 설치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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