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환경이 대세가 되면서 기존 IT 대기업들이 일제히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사업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옮기거나 완전히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설루션 업체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는 “클라우드로 넘어오려는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실적이 감소한다”며 “이 시기를 빨리 벗어나는 기업들이 재도약에 성공했다”고 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MS)다.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등 디자인 소프트웨어 분야 선두 업체인 어도비는 2012년 클라우드 전환을 선언하고 기존 패키지 제품 판매를 중단, 전 제품을 클라우드 구독 방식으로 바꿨다. 하지만 당장 이듬해 영업이익이 2012년 대비 약 62% 감소했다. 어도비코리아 임성연 상무는 “수십만원 상당 패키지 대신 월 소액의 구독료가 들어오는 방식으로 급격히 전환하다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이후 구독 모델이 정착하면서 어도비 실적도 개선됐다. 2017년 처음으로 영업이익 20억달러를 넘겼고, 올해는 54억3000만달러의 수익이 예상된다.

클라우드로 디지털 전환 시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이

MS는 2000년대 중반부터 10여년 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PC 운영체제 윈도에 집착하며 IT 업계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며 ‘클라우드 퍼스트'를 천명했다.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아마존(AWS)이 주도하고 있었지만, 과감한 도전을 택한 것이다. 역시 영업이익은 267억6000만달러(2014년)에서 181억6000만달러(2015년)로 급감했다. MS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주어(Azure)와 윈도·오피스365 등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며 시장을 공략했다. 꾸준한 투자로 AWS에 이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올라왔다. 클라우드 기반 원격 업무 시스템인 ‘팀즈’는 코로나로 날개를 달았다. 올 3분기 순이익만 139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아직 성장통을 겪는 IT 대기업들도 있다. 지난달 미국 IBM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에 집중하기 위해 전사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IT 인프라 부문을 분사시킨다고 밝혔다. 그동안 IBM은 IT 인프라 사업의 부진으로 8년간 매출이 25% 감소했다. 뉴욕타임스는 “IBM의 분할 전략은 컴퓨팅 시장이 얼마나 클라우드로 옮겨왔는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오러클은 클라우드 분야 후발 주자다. 2016년에야 클라우드 서비스(IaaS)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시장 점유율은 아직 3% 정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클라우드 분야 확장에 적극적이다. 지난 4월 화상 회의 서비스 줌을 고객으로 유치했고, 9월에는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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