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9세대 V낸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갔다고 23일 밝혔다. 2022년 11월 8세대 V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낸드는 컴퓨터 서버와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 반도체인데, 이를 쌓아 올린 것을 V낸드라고 부른다.

삼성전자의 9세대 V낸드. V낸드 반도체 가운데 크기와 두께가 가장 작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9세대 V낸드는 업계 최소 크기와 두께를 지니면서도, 기존 8세대(236단)보다 데이터 저장 공간을 더 많이 쌓은 290단 수준의 1Tb(테라비트) 용량 제품이다. 전 세대 대비 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33% 빨라졌고, 소비 전력은 10%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훈련 및 추론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빅테크 기업 고객들의 고용량 낸드 수요는 늘고 있다. 낸드 용량을 키우려면 저장 공간을 겹겹이 쌓아야 하는데, 한정된 공간 안에서 층수를 늘려 쌓는 것이 고난도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9세대 V낸드에 ‘더블 스택’ 구조를 적용했다. 더블 스택은 낸드를 두 번 뚫은 뒤, 한 개의 칩으로 결합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회사 관계자는 “V낸드의 원가 경쟁력은 최소한의 공정으로 단수를 쌓아 올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자체 기술력으로 업계 최대 단수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허성회 부사장은 “9세대 V낸드를 통해 AI 시대에 대응하는 초고속, 초고용량 저장 장치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22년 연속 낸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