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을 많이 발생시켜 서비스를 마비시키는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이 국내 게임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25일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국내 e스포츠 리그인 LCK 경기<사진>가 생중계 중 디도스 공격을 받아 중단됐다. 평소 같으면 2시간 안팎에 끝날 경기가 8번에 걸친 일시 정지로 무려 6시간 46분 걸렸다. 이런 해킹 공격은 다른 경기 때도 수차례 반복됐다. LCK는 디도스 해킹으로 인한 잦은 장애로 생중계가 어려워지자 경기를 녹화 중계로 바꿨다가 13일부터는 무관중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현재 세계 e스포츠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은 ‘롤드컵’이라 부른다. 작년 11월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롤드컵’의 직간접적 경제 효과는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국내 LCK 리그에는 페이커 같은 유명 플레이어가 속한 10구단이 참가한다.

해킹은 작년 말부터 급증했다. 작년 12월 말 아프리카TV, 트위치 같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유명 인터넷 방송인들의 게임 방송을 방해하는 디도스 공격이 다량 발생했다. 디도스 공격은 LoL뿐 아니라 총 쏘기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MMORPG ‘로스트아크’ 등 여러 게임을 노렸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방송부터 대형 e스포츠 대회까지 전체 게임 업계가 디도스 공격에 휘청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디도스는 좀비 PC 여러 대를 이용해 특정 서버나 네트워크의 접속량을 고의로 폭주시켜 장애를 일으키는 사이버 공격이다. 교통체증을 일으켜 운전자가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게임 업계를 대상으로 한 이번 디도스 공격에선 어떠한 금전적 요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게임 업계에선 이번 해킹이 특정 스트리머나 e스포츠 선수를 싫어하는 안티 팬이나 단순한 재미와 우월감에 빠진 사람 소행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발 해킹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게임 업계는 속수무책이다. 각종 방어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가상망을 사용하거나 IP 주소를 위조하는 디도스는 완전히 막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LCK는 디도스 공격에 대해 관계 기관과 경찰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