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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스타트업 ‘라이너’에서 일하는 허훈씨는 AI의 오류를 바로잡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일을 하고 있다. 라이너챗은 챗GPT처럼 AI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AI인데, AI가 이용자의 질문이나 명령 의도와 관계없는 대답을 불쑥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AI에 ‘안녕’이라고 인사말을 건네면 AI가 “안녕은 한국에서 쓰는 인사말입니다”라고 답하는 오류다. 허씨는 이런 AI에 “사용자가 가벼운 대화(chit-chat)를 원할 땐 그에 대한 설명을 하지 말고 대화를 이어 나갈 것”이라는 명령어를 AI에 주입했다. AI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일종의 AI 조련사인 셈으로,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국내 스타트업들도 수억원의 연봉을 제시하고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경쟁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지만, 동시에 AI와 관련한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거나 AI로 인해 생산성이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 AI를 학습시키는 AI 트레이너, AI가 윤리적인 대답을 하도록 감시하고 이를 교정하는 AI감사·AI윤리 전문가 등이 대표적이다. 챗GPT도 AI트레이너와 AI감사 인력들이 AI가 폭력적이거나 편향적인 답을 하는 것을 감시하면서 수개월 동안 이를 교정한 결과물이다. 미국 뉴욕시는 채용에 AI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AI감사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하는 법을 지난 1월 시행했다. AI가 인력 채용에 사용되는 경우, AI가 인종과 같은 편견을 학습해 채용을 하거나 불법적인 정보를 이용해 판단을 내리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AI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하는 경쟁자라기 보단, 작업 효율을 높이는 보조 수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MIT는 최근 444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챗GPT를 보고서 작성 등에 사용한 직장인들이 평균 10분 작업을 빨리 끝냈고, 보고서에 대한 평가 점수도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수학, 법률, 의학, 코딩 등 복잡하고 어려운 분야에 AI를 활용하면 기존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AI는 경쟁자가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것이다. 이 같은 툴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잘 활용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