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각 사, 벤처투자업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를 나온 진에딧의 이근우(35) 대표는 미 UC버클리에서 바이오공학 박사 학위를 따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유전자 가위 치료법(유전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교정하는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치료를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유전자 가위를 전달하는 것인데, 이 대표가 안전하고 정확하게 운반하는 전달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는 유전자 가위로 노벨상을 받은 제니퍼 다우드나 UC버클리 교수로부터 박사후연구원 제안을 받았지만 창업을 택했다. 이 대표는 “유전자 치료 물질 개발이라는 문제를 산업적으로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테크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에서 2016년 창업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진에딧은 원숭이 동물 실험에서 효과를 검증했고 다양한 제약사와 협업을 시작하며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진에딧은 ‘실리콘밸리 유니콘 감별사’로 불리는 벤처투자사(VC) 세쿼이아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은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기업 가치도 3000억원 수준으로 훌쩍 커졌다. 하지만 사업 초기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24일간 18개 호텔을 돌며 전 세계 투자자들을 만나 유전자 치료 가능성과 필요성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 월급날은 다가오는데 바닥난 통장 잔고만 바라보고 있던 때도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급격한 인플레이션 충격파로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면서 세상이 정말 원하는 비즈니스만 살아남는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새로운 틀로 새 시대를 여는 회사가 되겠다”고 했다. 그는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한다는 초심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그에게 후배 한인 창업자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창업은 너무나 고된 일이다. 이를 이겨낼 만큼 사업과 아이템에 미쳐있는가. 미쳐 있다면 어떻게든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