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애플스토어 잠실점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사전 공개 행사가 열린 모습. /뉴시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주변에 수백명의 인파가 길게 줄 지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문을 여는 애플의 공식 매장 ‘애플 잠실’에 입장하기 위해 수백명이 건물 안부터 바깥까지 긴 대기줄을 만든 것이다.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30분이 되자 애플 직원들이 환호성, 하이파이브와 함께 손님들을 맞았다. 또 뽕나무밭이었던 잠실(蠶室)의 지명에 착안해 색색깔 비단 리본으로 만든 애플 로고가 새겨진 에코백 기념품을 나눠줬다. 잠실 애플스토어 개장은 지난 4월 애플이 명동에 3호점을 세운지 불과 5개월만이다. 다음달 7일 아이폰14 시리즈 국내 출시를 2주 앞두고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애플이 강남, 홍대에도 추가 매장을 낼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면 일본 도쿄(5곳)보다 매장 수가 많아진다.

애플이 ‘삼성 안방’인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은 일본 스마트폰 시장 60%를 장악했고, 14억 인구 중국에서도 비보·오포·샤오미를 바짝 추격하는 4위(15.3%)로 맹공을 펼치고 있지만 그간 한국만은 난공불락이었다.

하지만 최근 3년새(2019~2021년) 애플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6.6→17.9→24.4%로 빠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철수하면서, 올 2분기(4~6월)엔 25.7%까지 올라섰다. 스마트폰 넷 중 하나는 아이폰이란 뜻이다. 또 연내 ‘애플페이’를 국내에 도입할 것이 유력시되면서, 갤럭시폰 이용자들을 붙들어놓는 핵심 요소였던 간편결제 ‘삼성페이’의 아성에도 도전하고 있다. 2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도 전통의 강호 레노버·HP를 제치고 시장 4위(점유율 8%)를 꿰찼다. 삼성(34%), 대만 에이수스(23%), LG(16%) 다음이다.

국내 전자 업계에선 애플이 특히 ‘미래 세대’인 Z세대에게 인기가 많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한국갤럽이 국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유독 10·20대에서만 주(主) 사용 스마트폰이 아이폰으로 과반(52%)을 차지했다. 향후 구입 의향 역시 10·20대는 아이폰(53%)을 더 많이 택했다. 아이폰 구매 의향은 연령에 따라 2%(70대)→4%(60대)→8%(50대)→20%(40대)→39%(30대)→53%(10·20대) 순이었다. 향후 점유율 격차가 더 좁혀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1차 출시국 포함’ 문제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제품 공개 행사 전 한국 관계당국에 전파 인증을 신청해야 하는데, 제품 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꺼리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아이폰14 프로(오른쪽)와 프로맥스(왼쪽) 딥퍼플 색상.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