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에 설치돼있는 공중전화 겸 에어샤워 방역 부스. /KT링커스

한때 2400만 회선에 육박했던 국내 시내전화 수가 최근 절반 수준인 1200만 회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전화의 경우, 이제 전국에 채 3만 대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남은 공중전화 부스도 전기오토바이 배터리 교환소, 공기질 측정소 등의 용도를 겸한 장소로 서서히 탈바꿈하고 있다.

◇ 저무는 ‘유선시대’... 시내전화 20년새 반토막, 공중전화는 충전소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 7월 현재 국내 시내전화(사업용·인터넷 전화 제외)는 1186만 회선으로 2개월 전부터 1200만 회선 아래로 떨어졌다. 시내전화 회선 수는 1988년 1000만을 처음 돌파한 뒤 2002년 2349만까지 올라갔지만, 본격적인 휴대전화 보급 확산과 함께 감소세로 돌아서며 2020년 말부터 1200만 회선대를 유지해 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 위주의 가정집에선 유선전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스마트폰을 쓰면 음성전화나 문자를 무료로 제공하는 데이터 요금제가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했다. 이 때문에 ‘유선전화는 저렴하다’라는 인식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1년 20%대 초반에서 2020년 90%를 넘어 지난해 93%(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로 올라갔다.

공중전화는 타격이 더 크다. 공중전화 관리 업체인 KT링커스에 따르면, 전국 공중전화 수는 1999년 15만3000대로 정점을 찍었다가 2002년 14만대 선으로 줄어든 뒤 2012년 7만대 선까지 떨어졌다. 2019년에는 군부대 내 휴대전화 허용 조치가 시작되면서 공중전화 부스가 8400개 철거되기도 했다. 올 7월 현재 전국에 있는 공중전화는 2만8000대에 불과하다.

◇ 국내 스마트폰 보유율 93% 넘고, 한때 2400만 유선전화는 반토막…공중전화는 현재 2만8000대 불과

남은 공중전화는 최대한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부스를 다른 용도를 겸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6월 말부터 서울 시내 공중전화 부스에는 전기오토바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교환형 충전소가 만들어지고 있다. 오는 2024까지 이를 1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공중전화 부스를 전기오토바이 배터리의 짧은 주행 거리(약 50㎞)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활용한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미 공기질 측정기가 함께 설치된 공중전화 부스가 1000개, 공중전화와 은행 현금인출기인 ATM이 함께 설치된 부스가 540개 정도 된다. 아직 숫자는 적지만 전기차 충전소, 방역 부스로도 겸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