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확산하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마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18일(현지 시각) “애플이 경기 침체 우려로 채용과 비용 지출 축소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각 부서에 내년 예산을 기존 계획보다 적게 지급하고, 일부 부서에는 퇴사자 자리를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인력 자연 감소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년 출시 예정인 혼합 현실(MR) 헤드셋 개발 등 핵심 분야에는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탄탄한 실적을 거두며 테크업계 대장주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올 들어 인플레이션과 부품 공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때 애플은 “공급 제약으로 올 2분기 40억~80억달러(약 10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었다. 팀 쿡 애플 CEO도 “점점 많은 분야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을 목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테크업계와 월가에선 시가총액 1위인 애플마저 비용 축소에 나선 것을 두고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보케캐피털파트너스의 킴 포레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애플의 움직임은 새로운 것, 새로운 회사, 신제품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애플까지 긴축에 나섰다는 소식은 테크 기업들의 본격적인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다”고 했다.

현재 구글·메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 등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도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비용 축소에 착수한 상태다. 최근 메타는 성과가 낮은 직원을 색출해 퇴출시키라는 지시를 내렸고,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잠재적인 경기 침체에 직면해 올해 남은 기간 채용 속도를 늦출 계획”이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달 전체 직원(18만1000명) 중 1%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도 지난달 핵심 부서인 자율 주행 관련 팀 인력 200여 명을 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