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SNS(소셜미디어) 기업 메타(페이스북)는 지난 30일(현지 시각) 올해 신규 채용을 당초 계획보다 30% 줄이고, 성과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지금의 상황은 우리가 경험한 최악의 경기 침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좀 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 직원 중 일부가 메타를 떠나려고 하겠지만 그건 나에게 좋은 일”이라고도 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온라인 행사에서 새로운 사명과 로고를 공개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 기업에 감원 공포가 불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유가 상승, 부품 공급난이 한꺼번에 덮치며 사업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집콕 수요’ 등으로 큰돈을 벌며 조직 규모를 키웠던 테크 기업들은 너도나도 긴축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전기차 업체들도 대규모 감원 쓰나미가 시작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인력이 넘쳐난다”며 “앞으로 몇 달간 정규직의 10%를 감축하겠다”고 했다. 전 세계 테슬라 직원은 약 10만명이고, 정규직은 6만명 정도다. 6000명의 직원이 해고 대상이다.

감원 태풍이 가장 먼저 상륙한 것은 세계 스타트업 업계다. 게임 포켓몬고를 만든 미국의 나이앤틱은 전체의 8%인 9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3일 정리해고 현황을 추적해주는 ‘해고 추적기’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299개 스타트업에서 4만6783명이 해고됐다.

텐센트·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도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 텐센트는 올 상반기 전체의 10~15% 인력을 감축한 데 이어, 연말까지 관리자급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감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는 전체 직원의 7.4%인 8000명을 해고해 약 10억달러(1조3000억원)의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감원은 아니지만 채용 축소 움직임이 시작됐다. 네이버는 올해 신규 채용을 작년보다 30% 정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조대곤 카이스트 교수는 “테크 업계에 자금이 흘러들어 가지 않자 감원 공포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동안 단순 사업 확장만으로도 투자를 받고 상장했던 기업들이 흑자와 지속 가능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글로벌한 인건비 감축 흐름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