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최근 전자 부품 업체 주식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맞닥뜨리게 되는 두 개의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MLCC와 FCBGA입니다. 삼성전기, LG이노텍을 비롯한 전자 부품 업계의 ‘핵심 먹거리’로 꼽히는 주인공들입니다.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적층 세라믹 콘덴서)의 별명은 ‘전자 산업의 쌀’입니다. 크기는 쌀 한 톨보다 작은데, 300mL(밀리리터)짜리 와인 잔 절반만 채워도 가치가 1억원에 달하는 아주 비싼 쌀이죠. MLCC는 전기를 저장하고 있다가,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합니다. 스마트폰, TV, 전기차 등 웬만한 전자 장비엔 필수로 들어가죠. 최신 스마트폰엔 1000여 개, 자동차엔 1만여 개가 들어갑니다. 향후 MLCC 시장은 차량용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는 외부 충격에 약한 반도체를 보호하면서, 전자 제품에 탑재된 초록색 메인보드에 전기적으로 잘 연결해주는 기판(基板)을 말합니다. FCBGA는 그중에서도 PC, 서버 등에 탑재되는 고성능 반도체(CPU, GPU)용 기판이죠. 최근 로봇,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다 보니 단짝 역할인 FCBGA의 수요 역시 폭발하고 있습니다. 전자 업계에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패키지 기판이 아파트라면, 서버용 기판은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처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반도체 못지않게 고성능 FCBGA 사업에 국내 업체들이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