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하고 싶어요.”(알바생)

“화수목,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할 직원 찾습니다.”(카페 주인)

김현호 웍스비 대표가 스마트폰에 구인·구직 매칭 서비스 앱 ‘더벌자’를 실행시켜 놓고 기능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자리 내비게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채용 시장에선 이같은 ‘미스매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희망 근로 시간이 맞지 않으면, 지원자는 이런 일자리는 건너뛰고 다른 곳을 찾아 헤매고 업주들은 적합한 사람을 찾다 결국 굳이 필요하지 않은 시간에까지 사람을 쓰는 비효율이 자주 생긴다.

‘긱 워커(gig worker·임시 근로자)’ 채용 플랫폼 ‘더벌자’는 마치 퍼즐 맞추듯 구인·구직자가 원하는 조건의 조각들을 조합해, 빠르게 매칭해 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에 있는 카페·식당에서 월화수 오전 10시~오후 7시에 일하며 최소 150만원을 벌고 싶다’는 조건을 입력하면, 월화수 오전 10시~오후 2시 직원을 구하는 A카페와 오후 3시~7시까지 일할 사람을 찾는 B식당을 묶어서 추천해주는 식이다.

평일 6시간(오후 1시~7시) 일할 알바생을 구하는 가게에도 지원자가 없다면, 3시간 일하겠다는 사람 2명(오후 1~4시, 오후 4~7시)을 동시에 제안하는 식의 옵션을 제공한다.

지난 15일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만난 ‘더벌자’ 운영사 웍스비의 김현호 대표는 “포항공대 출신 공동 창업자들이 ‘맞춤형 최적화 매칭 기술’(OBC)을 개발해 지난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며 “구인·구직자 모두가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서로 연결해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더벌자가 각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매칭해 주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초. 김 대표는 “기존 채용 사이트는 ‘일자리 광고판’에 가까워 열심히 뒤져보고도 맞는 일자리와 사람을 찾을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다”며 “우리 앱에선 맞춤형 일자리를 찾는 것은 물론 터치 한 번으로 예상되는 월 수익, 근무지 간 이동 거리와 시간 등까지 계산해 알려준다”고 말했다.

더벌자는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편리한 기술로 풀었다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지원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됐다. 작년 9월 경기 분당 지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 들어 서울 강남·송파·강동·동작구까지 서비스를 확장했다. 연내 서울 전역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현재 앱 다운로드 수는 5만여 건, 월 이용자는 1만명 수준이다.

김 대표는 “향후 AI(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구인·구직자들의 행동 패턴, 성향까지 분석해 맞춤형 일자리를 제안할 계획”이라며 “점차 늘어나는 긱 워커들이 일자리에 종속되지 않고 자기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자리 내비게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