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보유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을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다른 투자자를 통해서 이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거래 금액은 초기 계약과 변함없는 440억달러다.
일론 머스크는 25일(현지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새로운 자금조달 계획서를 제출하고, 트위터 인수를 위한 자기 자본과 투자 유치 금액을 포함한 자기 마련 금액을 기존 262억5000만달러에서 335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금액(440억달러)을 마련하기 위해 총 465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밝혔다. 트위터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로 130억달러, 보유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대출해 125억달러, 자기 보유 현금으로 210억달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후 머스크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등 19명의 투자자에게 71억4000만달러의 투자 지원을 약정받았고, 이를 통해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금을 62억5000만달러로 낮춘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번엔 투자 유치 등을 통해 62억5000만달러를 직접 더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자기 보유 현금(210억달러)와 투자 유치금(125억달러)으로 335억달러를 마련하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트위터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전체 거래 금액을 지불하는 구조다. 머스크는 자금 확보 방안을 밝히진 않았지만,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기타 투자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테슬라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하지 않기로 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한가지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동안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과정과 연동돼 타격을 받았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45% 폭락하며, 현재 650달러 수준에 그친다.
테슬라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머스크는 금융권에 더 많은 보유 지분을 추가 담보로 제공해야 했고, 이는 테슬라 주주들에겐 리스크로 받아들여졌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제출한 새로운 자금 조달 구조는 최근 테슬라 주가 하락을 감안할 때 머스크와 대출기관 모두에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금 계획 공개가 안개 속이던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확실하게 하는 신호로 본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에 가짜계정과 봇(자동 스팸 계정)이 넘쳐난다”며 “트위터가 봇 비율이 전체 계정의 5% 이하 임을 증명할 때까지 인수 추진을 보류한다”고 밝혔었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새로운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한 것은 그만큼 트위터 인수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해석된다”고 했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날보다 3.86%, 시간외거래에서 추가로 6%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