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트위터 전체 계정 중 ‘봇(BOT)’이 5% 이하로 증명될 때까지 트위터 인수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난데없이 봇 비율을 언급한 것을 두고 테크업계는 트위터 인수 가격을 낮추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본다.

봇은 로봇에서 파생된 말로 자동화된 프로그램이다. 코로나 환자 추이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유용한 봇도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SNS)에선 스팸이나 가짜 정보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퍼트리기 위한 가짜 계정을 만드는 데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봇으로 만든 가짜 계정이 5%가 넘는지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발표하며 “사용자 환경을 악화시키는 봇을 반드시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주식 1주당 54.2달러를 인수가로 제안했는데, 최근 테크 기업 주가가 폭락하면서 현재 트위터 주가는 40달러로 떨어졌다. 트위터를 지금 시세보다 비싸게 살 가능성이 생기자 머스크가 판을 흔들기 위해 봇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블룸버그는 “여론 때문에 트위터 인수에서 발을 함부로 빼지 못하는 일론이 5% 봇의 숫자를 거론하며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도 이런 예상에 동조했다. 그는 13일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에서 “머스크가 트위터를 그렇게 터무니없는 가격에 살 리가 없다. 특히 트위터가 대체로 봇이나 스팸 계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걸 깨달은 이후에는”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