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경영 관리 서비스 스타트업 한국신용데이터(KCD)는 이달 개발자 채용만 전담하는 직원을 새로 뽑았다. 임직원 100여 명인 이 회사에는 이미 일반 채용 담당자가 2명 있는데, 개발자만 뽑는 직원을 따로 두 명 더 두게 됐다.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 IT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등도 최근 개발자만 뽑는 전담 직원을 구하고 있다.

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판교테크노벨리 전경./이명원 기자

IT 업계 개발자 구인난이 심화하면서 아예 개발자 전담 채용 인력을 두거나 지원 조직을 만드는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테크 리크루터(개발자 채용 전담자)’ ‘디벨로퍼 릴레이션(개발자 커뮤니티 매니저)’ 같은 직무를 두고 있는 구글·애플·아마존과 같은 빅테크들처럼 국내 스타트업 업계도 성장의 핵심인 우수 개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특별한 일자리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은 올해 초 개발자 전담 지원 조직을 신설했다. 개발자 채용과 처우, 소통, 교육 등을 전방위적으로 담당한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일 잘하는 개발자를 뽑기 위해 그들만의 언어와 기술을 이해하고 네트워크도 갖춘 채용 담당 인력들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며 “개발자 친화적인 인력과 조직을 갖추면 인재 영입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핀테크 회사 토스는 개발자 채용 전담 직원을 기존 8명에서 최근 17명으로 늘렸다. 회사 전체 채용 담당 인력(30명)의 절반이 넘는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개발자를 대거 영입하려다 보니 채용 담당자도 크게 늘렸다. 350여 명 규모의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직방에는 채용 담당 인원이 5명인데, 이 중 3명이 개발 인력 채용 전담이다.

개발자 채용 전담 직원을 두는 건 스타트업 입장에선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헤드헌팅 업체를 통하면 팀장급 개발 인력의 경우 수수료가 연봉의 최대 40%에 달해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팀장급 개발자 연봉이 2억원이라고 하면 1명을 영입하는 데만 8000만원을 써야 한다”며 “회사가 성장하면서 수시로 인력을 뽑아야 하는데 그럴 바엔 그 돈을 사내 전담자에게 연봉으로 주고 안정적으로 인재를 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