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열풍이 의학계 등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와 서울대 의대는 지난달 18일 서울대 의대 캠퍼스에서 미니 디데이(창업경진대회)를 공동 개최했다. 서울대 의대 재학생(학부 또는 대학원), 연구생, 졸업생을 1인 이상 포함한 창업 초기 단계 팀이 각자 사업 모델을 발표하는 행사로 다섯 팀이 본선에 올랐다. 행사를 마치고 출전 기업과 심사위원, 주최측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최상의 배아를 고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발표한 ‘카이헬스’가 우승을 차지했다./디캠프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 더 브이씨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이 작년 국내외 벤처캐피털 등 투자사에서 투자받은 금액은 12조5505억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창업 열풍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같은 전문직들도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한 채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토스의 이승건 대표가 치과의사 출신이다. 제2의 토스를 꿈꾸는 의학계 창업 열풍의 현장을 다녀왔다.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와 서울대 의대는 지난달 18일 서울대 의대 캠퍼스에서 미니 디데이(창업경진대회)를 공동 개최했다. 서울대 의대 재학생(학부 또는 대학원), 연구생, 졸업생을 1인 이상 포함한 창업 초기 단계 팀이 각자 사업 모델을 발표하는 행사다. 다섯 팀이 본선에 올랐으며 이창윤 디캠프 직접투자 팀장,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 목승환 서울대기술지주 대표 등이 심사를 맡았다.

우승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최상의 배아를 고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발표한 ‘카이헬스’가 차지했다. 시험관 시술이 성공하려면 좋은 배아를 골라야 하는데, 학습이 된 알고리즘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좋은 배아를 선별한다. 난임 치료 전문의인 이혜준 대표는 “데이터 수집과 AI 학습을 마친 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2등은 영유아 발달 지연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한 ‘루먼랩’이 차지했다. 아이를 촬영한 영상을 등록하면 AI가 근육의 움직임 등을 측정해 발달 정도를 판별하는 앱이다. 발달장애가 의심될 경우 알맞은 치료 방안을 제시하고 치료 병의원도 연계해준다. 임재현 루먼랩 대표는 “3월 정식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 ‘노리케어’가 3등을 차지했다. 노인의 건강 상태를 진단해서 인지와 신체 기능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운동을 제시한다. 운동지도사가 시스템에 진행 상황을 입력하면 상황에 맞춰 실시간으로 최적화된 운동을 추천한다. 이 밖에 본선에 오른 ‘디톡스 헬스케어’는 서울대 의대 학부생 4명이 모인 팀으로, 금연을 돕는 앱 ‘셰퍼드’를 만들었다. 개인 맞춤형 인지 행동 치료로 금연을 돕는다. 식후나 기상 직후 등 개인마다 흡연 욕구가 강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식사 같은 특정 행위를 하면 앱에서 금연 중임을 상기시키는 알림을 자동으로 울린다.

‘여자의사들’은 세 명의 의사 친구가 뭉친 팀이다. 환자가 증상을 입력하면, 알고리즘이 최적의 약 처방을 추천해주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 진한나 대표는 “환자가 불편을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을 중심으로 치료하는 ‘환자 중심 진료’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수상팀에는 총 500만원의 상금과 시드 투자 기회가 주어졌다. 스타트업 공유 오피스 ‘프론트원’에도 입주할 수 있다. 김영덕 디캠프 상임이사는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개방적인 마인드 같은 태도도 중요하다”며 “좋은 아이디어에 마음가짐도 잘 갖춰 성공한 창업가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