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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 속에서 스타트업들은 더 빠르고 더 크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새로 생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11조9000억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작년의 2배로 집계됐다. 데카콘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보다 규모가 더 큰 기업을 말한다.

21일(현지시각)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 17일 기준 전 세계에 새로 생긴 데카콘은 30개였다. 이는 작년 15개, 2019년 5개보다 많다.

올해 전 세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업계는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올 3분기 전 세계 벤처 캐피탈 투자 규모는 1600억달러(190조4000억원)에 달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 분기의 투자 규모가 1000억달러를 넘지 못했지만, 올해부턴 스타트업 업계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넘쳐나며 매 분기 투자 신기록을 쓰고 있다. 올 1분기엔 1350억달러, 2분기엔 1590억달러가 전 세계 스타트업 업계에 투자됐다.

투자 자금이 넘쳐나면서 스타트업들의 몸집도 급격하게 불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 1~9월 탄생한 유니콘(비상장이면서 기업가치 10억달러 스타트업)은 403개에 달한다. 미 실리콘밸리에서 한인이 창업한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 스타트업 센드버드, AI(인공지능) 광고 솔루션 스타트업 몰로코 등도 올해 유니콘이 됐다. 이는 작년 한 해 탄생한 유니콘 규모인 165개의 2.4배다. 크런치베이스는 “작년 초의 경우 2~3일에 1개의 새로운 유니콘이 탄생했는데, 작년 9월부터는 하루에 1개로 급증했고, 올해는 하루에 2~3개의 유니콘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유니콘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데카콘도 어느 때보다 더 빨리 탄생하는 추세다.

올해 30개의 데카콘이 새로 탄생했다. /크런치베이스

◇하루에 1억5700만달러씩 가치 상승

올해 탄생한 데카콘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온라인 디자인 플랫폼 캔바(Canva)다. 캔바는 초보자도 전문가처럼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디자인 프로그램이다. 쉬운 사용법과 강력한 협업 기능으로 사용자가 전 세계에 6000만명에 달한다. 그래픽 프로그램 최강자인 어도비의 최대 골칫거리로 꼽히는 스타트업이다. 캔바는 지난 4월 기업가치 150억달러로 평가받으며 데카콘이 됐고, 9월엔 이보다 2배 많은 400억달러 기업가치가 됐다. 세계에서 5번째 큰 스타트업이다. 지난 4월 펀딩 이후 9월까지 매일 1억5700만달러(1868억원)씩 기업 가치가 오른 셈이다. 캔바의 공동창업자인 멜라니 퍼킨스와 클리프 오브레히트 부부는 덕분에 자산이 120억달러의 억만장자가 됐다.

미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I 데이터 기업 데이터브릭스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반사이익을 보며 폭풍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올 2월 기업가치 280억달러를 인정받으며 데카콘이 됐고, 지난 8월엔 몸값이 100억달러 오른 380억달러로 가치 평가됐다. 클라우드(가상 서버) 최강자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세일즈포스 등이 앞다퉈 데이터브릭스에 투자했다. 데이터브릭스는 기업들이 모은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절한 정보를 추출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영국 런던 기반의 핀테크 업체인 레볼루트도 올해 기업가치 330억달러를 인정받으며 데카콘이 됐다. 작년 7월엔 55억달러의 가치였지만 1년 사이 몸값이 6배가 됐다.

앞으로도 데카콘으로 급성장할 유니콘이 많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11월 현재 전 세계엔 800여개의 유니콘이 있다. 이 중 90개가 데카콘 직전인 기업가치 50억달러~100억달러 사이다. 전 세계적인 스타트업 투자 수요가 그칠 줄 모르면서 이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내년에도 데카콘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