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 /AFP 연합뉴스

중국의 검열 요구에 사실상 동조하며 중국 내 사업을 이어오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링크드인이 중국 사업을 접는다.

링크드인은 14일(현지시각) 중국 내 현지화 버전 서비스를 올해 말 중단한다고 밝혔다. 링크드인은 2014년 2월부터 중국 현지화 버전을 만들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중국에 남아있는 유일한 미 테크 기업 SNS다.

앞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중국 당국의 검열과 콘텐츠 규제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구글은 2006년 1월 중국에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중국 당국의 검색결과 검열을 거부했고, 2010년 사업을 철수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중국에서 2009년부터 차단됐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외국 기업이 클라우드 시설을 운영할 수 없다는 중국 법에 따라 2017년 일부 자산을 매각했다.

반면 링크드인은 중국 정부 요구에 순응하며 서비스를 지속해왔다. 링크드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우리는 중국 현지화 버전을 운영하면서 중국 정부의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는 것에 동의해왔다”며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강하게 동의하지만, 중국 회원들을 위한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당국의 테크 기업 옥죄기가 더욱 심해지면서 링크드인도 더는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 3월 중국 당국은 링크드인이 정치적인 콘텐츠를 통제하지 못한다며 “30일 안에 콘텐츠 규제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중국에서 활동하던 인권운동가, 교수, 언론인 등의 링크드인 계정이 차단됐다.

링크드인이 중국 당국의 요구에 협조했지만 링크드인과 그 모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 정부에 구애했음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 내 불법 소프트웨어 복제를 놓고 수년 간 중국 당국과 어려운 관계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링크드인은 “우리는 중국 회원들이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를 찾도록 돕는덴 성공했지만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유지하는 덴 성공하지 못했다”며 “중국 당국으로부터 점점 더 엄격한 규정준수 요구 사항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못 버티겠다는 것이다.

링크드인의 중국 철수의 배경엔 미국 정치권의 비판도 있다. 미 정치권에서는 링크드인이 중국의 정보 통제에 공모한 것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었다. 지난 달 미 플로리다 공화당 상원의원 릭 스콧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에게 서한을 보내 “링크드인이 왜 3명의 언론인 계정을 차단했는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스콧 의원은 “이는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복종 행위”라고 했다.

이날 링크드인의 중국 사업 철수가 발표되자 미 워싱턴 정가는 환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테크 기업과 정가는 중국이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면서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러한(링크드인 철수)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링크드인은 중국에서의 사업을 다른 형태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링크드인에서 게시물 공유 기능 등을 빼고 단순한 구인구직 게시판 형태인 ‘인잡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