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모뎀을 내장한 삼성전자 엑시노스980 모바일AP./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모바일 칩셋 시장에서 중국 업체에 밀리며 5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13일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글로벌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떨어진 7%로 5위를 기록했다. 삼성이 전분기까지 지켜오던 4위 자리는 중국 유니 SOC(9%)가 차지했다. 유니SOC는 1년 전보다 점유율이 5%포인트 올랐다. 대만 미디어텍(43%)이 1위이고 미국 퀄컴(24%), 애플(14%)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에서 부진에 빠져 있다. 지난해 1분기 점유율 14%를 기록한 이후 계속 점유율이 떨어지는 추세이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시리즈 판매가 부진한 데다, 원가절감을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중국산 칩 사용을 늘려온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출시한 삼성전자의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990은 성능과 발열 문제로 갤럭시 S20 국내 모델에도 탑재되지 못했다.

반면 중국 유니 SOC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주춤한 화웨이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물량을 흡수하면서 지난해 2분기 6위였던 시장 순위가 4위로 상승했다. 유니 SOC는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인데 최근 실적은 모기업과 달리 상승세다. 아너·ZTE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올 들어 유니SOC에 주문량을 늘린 데다, 최근 미국 모토롤라도 유니 SOC의 제품을 채택하면서 올 상반기 스마트폰 칩 출하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올 들어 하이실리콘 개발 인력 상당수가 유니 SOC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제재로 글로벌 시장에서 휘청였던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반도체 자립을 선언한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중국 최대이자 세계 5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SMIC는 최근 중국 베이징과 선전에 총 1226억위안(약 22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