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확산이 낳은 대표적인 혁신 중 하나다. 사용하지 않는 유휴(遊休) 자원을 다수의 사람과 공유하며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공유 경제’, 출퇴근 시간이 고정되지 않은 새로운 근로 형태가 주를 이루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임시직 경제)’가 모두 플랫폼에서 탄생했다. 공유숙박·승차공유·전동킥보드 공유와 같은 새로운 산업군이 생겨났고, 고용과 해고에서 자유로운 수억 명의 임시직 종사자들이 생겨났다. 글로벌 긱 이코노미 시장 규모는 올해 3478억달러(약 401조원)에서 2023년 4552억달러(약 524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플랫폼은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테크 산업의 급성장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의 차량 공유 업체 우버·리프트,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이다. 출퇴근 외에는 쓸 일이 없던 자가용은 택시의 대체재가 됐고, 여분의 방은 숙박 시설로 탈바꿈했다. 아마존·이베이는 전 세계 어느 곳으로든 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거대한 판매망을 구축했고, 넷플릭스·스포티파이는 영화·음악 같은 미디어 콘텐츠의 국경을 허물었다. 플랫폼 기업들이 공급과 수요를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중개자’가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투자 정보 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7월 말까지 새롭게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신생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총 287곳인데 이 중 대부분이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 핀테크, 에듀테크 등 IT 기반 플랫폼 기업일 정도로 투자도 몰리고 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군데에서 여러 서비스의 질과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편의성과 경제의 효율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생존의 위기에 몰린 음식점들이 배달 앱 덕분에 버틸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하지만 시장 지배력이 커지며 과도한 수수료와 시장 독점 등의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