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테크 기업을 제재하는 와중에도 미국 애플은 오히려 중국 협력 업체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애플의 2017~2020년 부품·협력 업체 목록을 조사한 결과 신규 등록 업체는 52개였고 그중 중국 기업이 15개로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협력 업체 목록에 새로 추가된 미국과 대만 업체는 각각 7개에 불과했다. SCMP는 또 “지난해 기준 애플 협력 업체 200곳 중 80%가 중국 본토에 1개 이상의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은 2018년부터 대규모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 전쟁을 시작했고, 미국은 2019년부터 중국 기업들을 미국산 부품과 기술 수출이 금지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SCMP는 “이런 와중에도 애플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한 것은 대외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제조업 환경이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애플 아이폰을 생산·조립하는 폭스콘은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 있는 생산 공장의 생산량을 다시 늘리려 최근 100만원대 이상의 파격적인 취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생산직 근로자 고용에 나서고 있다. 폭스콘은 지난 3월엔 중국 내 아이폰 공장 증설 계획도 발표했다. 애플은 반도체 제조 업체 선전 에버윈 테크놀로지, LCD 제조 업체 티엔마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메모리 반도체 기업 기가디바이스, 알루미늄 업체 난핑 알루미늄 등 중국 업체들에 대한 주문도 늘리고 있다. 중국과 함께 애플의 핵심 생산 기지였던 인도는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현지 공장 아이폰 생산량을 50% 감축한 상태다.

애플은 중국 정부 방침에도 적극 부응하고 있다. 애플이 최근 중국 정부 요청에 따라 아이폰 사용자의 개인 정보와 데이터를 중국 당국에 넘긴 사실이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중국 시장을 의식해 고객 정보 보호 원칙을 깬 것이다. 중국은 애플 전체 매출에서 20%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