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쉬 앱 이미지.

카카오가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5000억원에 인수한다. 카카오가 보유한 웹툰·웹소설·드라마·음원·공연 같은 IP(지식재산권)와 래디쉬를 결합해 북미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래디쉬를 5000억원 규모로 인수하는 계약을 최근 마무리했다. 하이퍼커넥트(영상 채팅)·지그재그(여성 패션)에 이은 올해 셋째 규모 ‘빅 딜’이다.

래디쉬는 ‘웹소설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영문 웹소설 플랫폼이다. 미국 할리우드식 ‘집단 창작 시스템’과 한국 웹툰식 ‘기다리면 무료’ 모델을 결합해 성장한 회사다. 지난해 기준 월 이용자는 100만명을 넘겼으며, 연 매출은 약 230억원이다.

래디쉬는 1만개 이상의 웹소설 IP(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의 90% 이상이 자체 보유한 IP에서 나오는 것이 강점이다. 이 같은 점이 최근 수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해 국내외 웹툰, 웹소설 기업을 인수합병해온 카카오의 전략과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카카오는 북미 시장을 전장(戰場) 삼아 네이버와 본격 맞붙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월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조만간 콘텐츠 제휴사인 북미 지역 웹툰 플랫폼 ‘타파스’ 인수를 공식화한다.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김비서는 왜 그럴까’ 같은 한국 IP를 래디쉬를 통해 영문으로 유통하고, 래디쉬의 IP를 웹툰화해 타파스에 연재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래디쉬는 인수 뒤에도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계속 유지한다. 이 회사의 이승윤(31) 대표는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전략 담당(GSO)’을 맡아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진출 계획을 도울 예정이다. 이승윤 대표는 최근 본지와 만나 “래디쉬가 단순한 웹소설 업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지금이 카카오와 손잡고 텍스트 기반의 종합 스토리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딜을 받아들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