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에 나와있는 김성민 기자입니다. 매주 한 두차례 기업분석과 현지 벤처캐피털 대표의 기고문을 전해드린 실밸레이더가 매일 테크 기업들의 주가 동향과 투자 소식 등도 빠르게 전달드립니다. 주요 실리콘밸리와 빅테크 뉴스를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의 테크 플로우

“5월에는 팔아라”는 월스트리트의 격언이 테크 기업에만 작용하는 걸까요. 3일(현지시각) 다우존스와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7%, 0.27% 상승했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와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0.48% 하락했습니다.

구글의 알파벳 주가는 전날보다 0.44% 하락(이하 미 동부 4시 마감 기준), 페이스북은 0.77% 하락, 아마존은 2.33% 하락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0.13%), 테슬라(-3.46%), 넷플릭스(-0.85%)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날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에 배팅하면서 에너지, 소재, 헬스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고 그동안 많이 상승한 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주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유일하게 상승한 곳은 애플입니다. 애플은 3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서 게임업체 에픽게임즈와 본격적인 법정 다툼을 시작했는데, 주가는 오히려 전날보다 0.82% 올랐습니다.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소송 쟁점은 애플이 앱스토어를 얼마나 자사 이익을 위해 배타적으로 이용했고, 앱스토어를 활용하는 개발자들의 이익을 가로챘는가에 맞춰져있습니다. 최근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규제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이 재판은 앞으로의 반독점 규제의 향배를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순간으로 평가됩니다. 애플은 단단히 준비했습니다. 로이터는 이날 “애플 법무팀이 약 20 박스의 문서를 가지고 법원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로이터

애플 주가가 오른 이유는 애플의 첫 폴더블 폰 출시 예상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애플 분석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TFI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8인치 QHD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아이폰이 2023년 출시되고, 2023년 1500만~200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화면은 아이패드 미니(7.9인치)보다 큽니다. 궈밍치는 “애플은 폴더블 기기의 트렌드를 주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간 제품 구분이 모호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2023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맥루머스 캡처

◇오늘의 테크 픽=버라이즌의 미디어 제국 건설 포기

오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뉴스는 ‘버라이즌의 손절’ 소식입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이 그동안 꿈꿨던 미디어 제국 건설을 포기한 것입니다. 그것도 예전에 샀던 반값에 말이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3일 “버라이즌이 야후와 아메리카온라인(AOL) 등이 속한 미디어 사업부를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버라이즌은 매각 후에도 미디어 사업부의 지분 10%를 유지하는 조건입니다. 매각 가격은 50억달러(5조6000억원)입니다.

/연합AFP

버라이즌 미디어 사업부에는 나름 유명한 매체들이 속해 있습니다. IT 매체인 테크크런치와 엔가젯, 금융 전문인 야후파이낸스 등이 버라이즌 산하에 있었습니다. 버라이즌은 2015년부터 미디어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했습니다. 2015년에 테크크런치 등이 속한 AOL을 44억달러에 사들였고, 2017년엔 야후를 44억8000만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버라이즌은 인수한 두 기업을 합병해 ‘오스(OATH)’라는 디지털 미디어 업체를 만들었고, 온라인 광고 수익을 노렸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을 넘어서는 온라인 미디어 공룡을 꿈꿨죠.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장악한 온라인 광고 시장을 뚫기 쉽지 않았죠. 오스의 기업가치는 합병 1년만인 2018년 반토막이 났습니다. 버라이즌은 작년 허프포스트(허핑턴포스트) 온라인 뉴스를 버즈피드에 매각하는 등 자구 노력을 했지만 더는 버티지 못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버라이즌의 오스 매각을, “비싸고 실패한 도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IT 업계에서는 버라이즌이 미디어 사업을 접고, 본업인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와 경쟁이 뜨거운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봅니다.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버라이즌의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0.29% 상승했습니다.

멜린다 게이츠와 빌 게이츠. /연합로이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억만장자인 빌 게이츠가 27년만에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것도 오늘 화제였습니다. 빌 게이츠는 3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빌 게이츠는 1994년 멜린다와 결혼해 제니퍼(25), 로리(22), 피비(18)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그는 “(결혼생활) 27년 동안 우리는 3명의 너무나 훌륭한 아이를 키웠고, 재단을 세워 전 세계인의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증진시키는데 일했다”며 “앞으로도 재단에서 함께 일하며 믿음을 공유하겠지만, 남은 인생을 부부로서 함께 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관심은 재산 분할입니다. 빌 게이츠는 260억달러(29조원)가 넘는 MS 지분 1.37%를 갖고 있는 등 1265억달러(142조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혼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아내였던 메켄지에게 370억달러(41조5000억원)의 재산을 분할했습니다. 멜린다 게이츠도 수십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산을 분할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빌 게이츠는 이혼 소식을 증시 장외거래까지 마감된 시간에 전했습니다. 이혼 소식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에 내일 본격 반영될 것입니다.

2019년 이혼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아내였던 메켄지./연합로이터

◇오늘의 테크 브리핑

▲구글 AI의 핵심 전문가, 애플로 이직해 새로운 AI 연구소 이끈다

-구글의 윤리 AI팀을 총괄했던 새미 벤지오 구글 연구과학자가 애플로 이직. 새미 벤지오는 애플의 AI 전략 수석부사장인 존 지안안드레아 밑에서 새로운 AI 연구 부서를 이끌 것으로 예상. 존 지안안드레아도 사실 2018년 구글을 떠나 애플에 합류한 인물.

-새미 벤지오는 4월 28일이 구글에서의 공식 사임 일자. 새미 벤지오는 “다른 흥미로운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구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흥미로운 기회가 바로 애플인 셈.

-새미 벤지오는 구글의 핵심 연구자였음. ‘딥러닝의 대가’인 요수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의 동생으로 2007년 구글에 입사한 후 14년간 구글 AI를 연구. 딥러닝 알고리즘을 고도화시킴.

-구글 윤리AI팀은 작년 12월부터 회사와의 갈등을 빚어. 한 연구원이 구글 AI 모델이 가진 편향성을 지적하는 논문을 쓰다 회사와 갈등을 빚었고, 2월에는 다른 연구원이 해고당해. 새미 벤지오의 퇴사도 이의 연장선상이라는 시각.

▲코로나에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큰 폭 성장. 1분기에 70억달러 자금 투자돼

-리서치 회사인 피치북에 따르면 올 1분기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에 70억달러의 자금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나. 이는 최소 10년만에 가장 높은 기록.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비중은 전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점차 커지는 중. 총 스타트업 투자 중 헬스케어 분야 비중은 10%로 증가해. 특히 원격으로 진료를 받는 서비스가 각광.

▲이베이도 암호화폐로 결제 허용하고, NFT 활용도 검토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가 앞으로 결제 수단에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3일 보도. 이베이는 “당장은 계획이 없지만, 우리는 암호화폐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이베이는 자사 거래 플랫폼에서 NFT를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 NFT를 활용하면 수많은 디지털 재화가 희소성을 갖고 거래가 될 수 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