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부산 남구 신감만부두에 있는 야드크레인이 원격으로 움직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곳에 5G 스마트 항만을 조성해 크레인 2대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도록 했다. /장형태 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부산 남구 신감만부두 컨테이너 야적장. 폭 30m, 높이 25m의 크레인이 40피트(약 12m) 길이 컨테이너를 약 4분에 1개씩 운반 차량으로 옮기고 있었다. 크레인 꼭대기에 있는 조종석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대신 부두에서 1km 떨어진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사무실에서 직원이 모니터를 보며 조이스틱(막대 모양 조작 장치)으로 원격 조종을 하고 있었다. 모니터에는 크레인에 부착된 카메라 15대가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끊김 없이 보여줬다.

수많은 컨테이너가 오가는 항만에서 사고 없이 이런 ‘스마트 항만’을 운영하려면, 대용량의 고화질 화면과 정보를 끊김 없이 실시간 주고받아야 한다. 부산 신감만부두의 스마트 항만 시스템을 위해 LG유플러스와 부산항만공사가 함께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LG유플러스는 크레인 2대를 원격 운영으로 전환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컨테이너를 옮기려면 사람이 25m 위 조종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아래를 바라보며 8시간 동안 직접 작업해야 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각도에 한계가 있어, 컨테이너도 3층까지밖에 못 쌓았다. 하지만 5G 기술을 활용해 사무실에서 조종사 한 명이 최대 3~4대의 크레인을 동시에 조종할 수 있다. 또 사람 눈 대신 카메라 15대로 작업 현장을 보며 4층까지 적재가 가능해졌다.

LG유플러스가 부산 신감만부두에 조성한 5G 기반 크레인을 사무실 안에서 원격 조종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여기에 사용된 핵심 기술은 ‘저지연 영상 전송 설루션’이다. 초고화질 영상을 최대한 압축시켜 전송하는 기술이다. LTE 대비 영상 전송 시간이 84% 단축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초고화질 영상을 지연 없이 실시간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순간의 조작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동일한 화질의 영상을 4세대 통신 기술인 LTE망을 통해 보니, 영상이 실제보다 2초가량 늦게 전송됐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부산항 신선대 터미널과 전남 광양항에도 이 같은 스마트 항만을 구축한다. 크레인뿐 아니라 자율주행 컨테이너 운반 차량, 인공지능 CCTV, 드론 같은 5G 특화 설루션을 도입해 스마트 항만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국가 보안시설인 항구를 드론이 순찰하고, AI(인공지능) CCTV를 통해 24시간 감시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