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데이’는 스타트업이 투자자와 대중을 상대로 사업 모델을 설명하는 경연대회이다. 입상하면 대부분 실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일반적으로 데모데이는 젊은 창업자의 무대라고 여기기 쉽지만, 최근 중년 창업자들의 참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학 교수들의 창업이 늘면서 생긴 현상이다. 바이오 스타트업 ‘엔포마레’는 연세대 공대 교수 3명이 뭉친 기업이다. 최헌진 신소재공학부 교수, 성재석 산학협력단 연구교수, 채영철 전기전자공학과 교수가 공동 창업했다.

(왼쪽부터)엔포마레 최헌진 대표, 박남규 한국창의성학회장.

엔포마레는 피 한 방울로 심근경색과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해 작년 9월 디캠프(D.CAMP·은행권청년창업재단) 주최 데모데이에서 우승했다. 심근경색이나 알츠하이머 전조 현상 중 하나가 혈액 속 원인 물질의 농도가 임계점을 넘는 것이다. 심장 쇼크 등이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관련 물질이 나와 혈액에서 검출된다. 다만 그 양이 너무 적어 찾아내기 쉽지 않은데, 엔포마레는 극소량까지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최헌진 교수는 “2021년 말 제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음 단계로 각종 뇌질환을 사전에 진단하는 키트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작년 11월 디캠프 데모데이인 디데이에 ‘한국창의성학회장’ 자격으로 참여했다. 한국창의성학회는 서울대 16개 단과대학 교수 44명과 다른 주요 대학 교수 23명이 모여 만든 학회다. 이름은 학회인데 스타트업처럼 움직인다. 8개 영역(언어·논리, 수리·공학, 공간·도형, 예술·창작)과 23개의 지표로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창의성 진단 서비스(CTS)를 학회 차원에서 개발했다. 지금까지 총 1만8000여명이 테스트를 봤다. 박남규 회장은 본격 사업화를 위해 디데이에 출전해 5팀만 올라가는 본선 진출까지 성공했다. 그는 “학회를 기업화한 뒤 기업 직무 평가용 등으로 테스트를 공급하고 온·오프라인 교재 출시도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 진출을 위해 미국, 유럽 등 해외 상표권 출원도 마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