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광장에 설치 중인 감시 카메라… 중국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1일 기술자가 가로등 기둥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8일 톈안먼 인근에서 신장(新疆)자치구 소수민족인 위구르족(族)의 테러가 발생한 이후 주요 시설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화웨이가 중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안면인식으로 감시하고 경찰에 통보하는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했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현지시각) 중국의 테크 기업인 화웨이가 군중 속에서 위구르 소수 민족을 포착했을 때 ‘위구르 경보'를 경찰 등 통제 당국에 알리는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했다고 화웨이 내부 문건을 통해 보도했다. 안면인식 기술이 중국 소수민족의 차별과 탄압의 도구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내용이 적힌 문서가 연구기관 IPVM이 발견해 제공했다고 밝혔다. 화웨이 대표의 서명이 들어간 이 문서에는 화웨이가 2018년에 안면인식 스타트업 메그비(Megvii)와 군중 속에서 특정 인물의 나이와 성별, 인종을 구별할 수 있는 안면인식 기술을 테스트했다고 적혀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문서에 따르면 시스템이 이슬람 소수민족을 발견했을 경우, ‘위구르 경보'가 울린다”며 “이는 (소수 민족에 대해) 탄압을 진행한 경찰들에게 알림을 준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문서는 화웨이 웹사이트에 올라왔다가 금세 삭제됐다”고 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이 기술이 중국의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탄압에 적극 활용됐다고 주장한다. 문서를 발견한 IPVM 설립자 존 호노비치는 “이 문서가 이러한 차별적 기술이 얼마나 위협적이고 일반적이 됐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개별 회사의 활동이 아닌 체계적인 통제”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화웨이와 메그비는 그동안 많은 협업을 진행하며 3가지 감시 시스템을 발표했다”며 “이번에 공개된 위구르 알림이 현재 판매 중인 3개 시스템 중 하나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화웨이와 메그비는 해당 문건의 존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술의 활용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글렌 슐로스 화웨이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는 단순한 시험일뿐 실제 적용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메그비 대변인도 “시스템은 인종 집단을 대상으로 하거나 구별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현재 중국 신장 지역에서 최소 100만명에 이르는 위구르족과 기타 이슬람을 믿는 소수 민족이 ‘직업 훈련소'라는 이름의 수용소에 갇혀 중국의 탄압을 받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