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이 변색된 애플워치SE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워치 ‘애플워치SE’가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발열·발화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에 알려진 사례처럼 이유를 알 수 없는 발열에 이어 화면이 변색된 것이다. 애플은 아직 사고 원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소비자 불안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열 이어 화면 노랗게 변색...국내 사고와 동일

21일(현지 시각) 미국 IT 매체 맥루머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래딧 등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A씨는 지난 19일 ‘애플워치SE’ GPS모델(블루투스 기능)을 구매한 다음날 화면이 뜨거워진 데 이어 그을리는 현상을 겪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화면이 그을린 애플워치SE의 사진을 공개하며 “애플워치SE 오른쪽 상단 화면이 불에 탄 것처럼 그을렸다”고 밝혔다. A씨는 사고 당시 제품을 손목에 차지 않고 충전하고 있어 화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설명과 애플워치SE 사진을 보면 기기에서 열이 발생하고 오른쪽 상단부가 노랗게 변색된 점이 최근 한국 소비자들이 겪은 발열·발화 현상과 동일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17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총 8건의 발열·발화 사례가 공개됐다.

애플워치SE는 지난달 23일 출시된 이후 한국에서만 발열·발화 사례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며 전세계로 유사 사례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맥루머스는 “이전까지 한국에서만 사고가 일어나 특정 제조라인이나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았지만, 미국에서도 동일한 사고가 일어난 만큼 애플워치SE 제품 전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졌다”고 전했다.

애플 측은 아직 애플워치SE의 발열·발화 사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동일한 화면 위치에서 변색이 일어난 점을 토대로 제품 설계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변색이 일어난 위치에는 배터리가 아닌 센서와 진동모터가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면이 깨지거나 부서진 흔적이 없이 변색만 일어난 것으로 보아 폭발이 아닌 내부에서 발생한 고온의 열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애플워치SE 관련 사고가 이어지자 정부가 실태파악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애플코리아에 애플워치SE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쳐 후속 조치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