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0일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10조 3104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정부 주도로 ‘반도체 굴기(우뚝 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 현지에서도 “반도체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며 속보를 쏟아내고 있다. 일본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속보를 썼다. 미국과 유럽쪽 미디어는 시간대가 달라, 인수 발표이후 아직 속보가 이어지진 않고 있다.

◇중국, “반도체 공장 다 중국에, 투자 늘어난다”

20일 중국 커촹반일보·봉황망·소후 등 현지 외신은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6위인 인텔이 한국 SK하이닉스에 사업부를 매각하면 반도체 시장에 폭풍을 몰고 왔다”며 “이번 인수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단숨에 경쟁자인 키옥시아, WDC, 마이크론을 제치고 세계 2위기업으로 뛰어올랐다”고 보도했다.

중국 왕이닷컴은 “낸드플래시 산업은 경쟁이 치열하고, 거대한 규모의 자금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중국 다롄에 있는 인텔의 생산 공장만 해도 3년간 25억 달러를 투자해서 조성했다”며 “하지만 이에 비해 이익은 즉각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실적 압박이 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실제로 인텔의 메모리 사업을 전담하는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NSG)은 지난 2016년 이후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다”며 “재무담당 출신의 CEO(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인텔은 당장의 실적개선이 최우선이며, 자신있는 CPU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이닷컴은 이어서 “SK하이닉스의 사업 확장은 중국에게도 좋은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발 매출이 2017년 33.4%에서 2019년 46.4%로 매년 상승 중인만큼,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에 1기·2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D램을 생산하는 만큼, 이번 중국 대련에 있는 인텔 공장 인수와 함께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2위 뺏긴 일본, “매각 성사될까?” 의문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서울발 기사로 이번 인수 건을 전했다. 니케이는 “인텔, SK하이닉스에 메모리 매각, 9500억원에”라는 기사에서 매각 상황을 자세하게 전한뒤, “하이닉스는 현재 낸드 강화에 적극 나섰으며, 일본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키옥시아가 상장한뒤, 약 15%의 출자를 할 계약을 맺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하이닉스가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에 투자한 전환 사채가 주식 전환되는 것을 다시 상기한 것이다.

또 니케이는 “SK는 2025년까지 각국 독점법 당국의 허가를 받아, 매수 완료할 계획"이라며 "인텔 낸드 공장이 중국 대련시에 있는 만큼, 중국 당국의 인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하는 중국 정부의 허가 과정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의 의미보다는 ‘매각 자체의 성사 여부’에 대한 의문도 한줄 제기한 셈이다.